이기수 총장 학생증 전달…"학교 나오기 어려워도 열심히 하겠다"

`피겨 여왕' 김연아(19)가 2일 고려대에 입학 이후 처음으로 '등교' 했다.

김연아는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캠퍼스를 찾아 소속 학과인 체육교육과의 류태호 학장과 강선보 교육대학장, 이기수 총장 등을 차례로 만나 인사를 나눴다.

고려대 학생들은 김연아가 캠퍼스를 찾아온다는 소식에 이날 오전 일찍부터 들뜬 모습으로 교정을 거닐었다.

몇몇은 도착 예정 시간 1시간 전부터 교육대학 건물 앞에 모여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시계를 쳐다보기도 했다.


이윽고 9시54분께 검은 자켓과 청바지 차림의 김연아가 은색 스타렉스 승용차를 타고 교육대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200여명의 학생들은 일제히 "와~ 김연아다~"하고 환성을 질렀다.

김연아는 차에서 내린 뒤 많은 취재진과 학생들에 조금 놀란듯한 표정을 짓다가 곧 경호업체 직원들과 소속사 관계자들에게 둘러싸여 재빨리 교육대학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20여분간 교육대 학장 등을 만나고 나온 김연아는 다시 차를 타고 본관으로 이동해 이기수 총장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이 총장은 김연아에게 "입학을 축하한다.

앞으로 운동하는데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겠다"고 환영의 뜻을 밝히며 학생증을 전달했으며 김연아는 "운동도 공부도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김연아는 본관 앞 계단으로 나와 취재진과 학생들에게 "반갑게 맞아주셔서 고맙다.

학교에 많이 나오지 못할 것 같은데 그래도 열심히 하겠다"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공식 일정을 마친 김연아는 도서관에 들러 스포츠 관련 서적 3권을 빌린 뒤 고려대 안암병원으로 이동해 건강검진을 받고 귀가했다.

현장에서 김연아를 만난 고대 학생들은 흥분된 표정으로 "`최고의 후배'를 직접 만나 너무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법대생 윤상화(24) 씨는 "늘 피겨 복장을 입은 모습만 보다가 사복 차림의 김 선수를 보니 새롭다.

실물로 보니까 더 예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영대 대학원에 다니는 김수현(25.여) 씨도 "자랑스러운 후배가 생겨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며 "여러 중요한 대회가 또 있을텐데 늘 지금처럼만 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