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가 타고난 강심장을 앞세워 효과적인 위기 대응을 통해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금메달에 도전한다.

김연아는 타고난 점프 감각과 뛰어난 연기력으로 전 세계 피겨 팬들의 인정을 받는 여자 싱글 선수지만 연기를 펼치다 실수를 해도 전혀 위축되지 않는 '강심장'으로서도 유명하다.

김연아의 뛰어난 위기 대응력은 지난해 11월 치러진 2008-2009 ISU 그랑프리 3차 대회 '컵 오브 차이나'에서 빛을 발했다.

김연아는 당시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치면서 세 번째 과제인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루프를 뛰려다 첫 점프의 착지가 불안해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6번째 과제였던 단독 트리프 러츠 점프를 깨끗하게 성공하고 나서 연이어 더블 토루프를 연달아 뛰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성한 것이다.

이를 통해 김연아는 트리플 러츠 기본 점수 6.0점에 더블 토루프 기본점 1.3점을 보태 기본점을 7.3점으로 만들었다.

특히 김연아는 연기시작 2분 이후부터 주어지는 점프 가산점(1.1배)을 통해 기본점을 8.03점으로 끌어올리고 추가 가산점 0.80점을 받아 최종적으로 8.83점을 얻었다.

점프 실수 후에도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짧은 시간 동안 다음 과제에서 점수를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김연아의 뛰어난 위기 대응능력을 제대로 보여준 사례다.

이런 상황에서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김연아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위기관리 프로그램'를 공식화하고 나섰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 구동회 부사장은 20일 "기존에는 선수의 판단에 따라 연기 중에 임기응변으로 프로그램을 바꾸기도 했었다"라며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면서부터 아예 공식 훈련에서 본격적으로 실수에 대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프리스케이팅 첫 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나 세 번째 과제인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가 생겼을 때 단독 트리플 러츠 점프에 트리플 토루프를 붙여서 초반 실수를 어느 정도 만회하겠다는 게 오서 코치와 김연아의 작전이다.

김연아는 캐나다 토론토 전지훈련 과정에서도 성공률이 뛰어난 트리플 러츠에 토루프를 붙이는 연습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몸에 배도록 노력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