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즈오카현은 일본의 소박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목소리 낮춰 말하기 좋아하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그대로 빼닮은 고즈넉한 고장이다. 시끌벅적한 관광을 위한 곳이 아니라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여행이 가능한 것도 이 지역 분위기 때문이다.

■온 몸으로 느끼는 녹차체험

여기에 일조하는 것이 이곳의 녹차밭이다. 일본 전체 녹차 생산량의 45%를 차지하는 이곳은 길마다 차밭이 양옆으로 펼쳐져 있다. 녹차를 체험하는 독특한 관광자원이 생겨난 것이 당연한 일이다. 특히 시마다시에 있는 '오차노사토'라는 차 박물관은 꼭 들러봐야 한다. '차의 고향'이라는 뜻을 지닌 이곳은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의 차와 차 문화를 소개한다. 일본식 전통 정원을 바라보며 직접 다도도 배울 수 있다.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한 녹차 맛이 일품이다. 마키노하라시에 있는 '그린피아 마키노하라'도 빼놓을 수 없다. 찻잎 따기,찻잎 비비기 등 차에 관한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온천에서 푸는 여행 피로

시즈오카에도 온천이 있다. 녹차로 워낙 유명하다 보니 온천장에는 사람이 적다. 온천의 대부분이 조용한 산속이나 해안가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시마다시 가와네초에 자리한 '가와네 온천'은 대형 온천 외에 독립형 별장식 온천시설도 구비해 인상적이다.

'가와네 온천'에 가기 위해 타는 SL열차도 즐길거리다. 흔히 만화책에서나 볼 수 있는 증기기관차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차장이 직접 노래를 하고 하모니카를 연주해 열차 안의 흥을 돋운다. 열차 내의 손님들이 다 같이 박수치며 함께 흥겨워하는 모습을 보면 '엔카'를 즐기는 일본인의 정서가 그대로 묻어난다.

■과학,역사 교육도 한자리에서

가족 단위로 여행할 경우엔 아이들을 위해 찾아볼 만한 곳도 많다. 가케가와시의 화조원에서는 부엉이들이 눈을 껌벅거리고 온갖 형형색색의 새들이 어깨,손목,머리 위로 날아와 앉아 지저귄다. 여기저기 펭귄들이 뒤뚱거리며 인사하고,타조들은 먹이를 받아먹느라 분주하다. 특히 조련사의 말을 알아들어 일시정지 자세나 인사 등을 할 때면 웃음이 나온다. 오마에자키시에 있는 중부전력 하마오카 원자력 회관은 아이들 과학 교육에 좋은 곳이다. 원자력 발전소 모형이 있어 원자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시즈오카현 곳곳에는 일본의 전통과 역사를 접할 수 있는 사적도 많다. 가케가와시의 '가케가와성',시다초에 있는 '고야마성'은 모두 우아하면서도 고풍스럽다. 후쿠로이시의 '유산사'는 1200년 전에 세워진 일본식 사찰이다.

■시간이 나면 후지산도

시즈오카는 후지산을 빼놓을 수 없다. 해발 3776m의 일본을 대표하는 후지산은 날씨가 좋으면 시즈오카 어디에서든 볼 수 있다. 등산은 7,8월에만 할 수 있다. 후지산 중턱까지 자동차 도로가 잘 닦여 있다. 정상까지 오르지 못하더라도 주변 자연경관과 온천 등을 즐길 수 있다.

시즈오카=김소라 기자 con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