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별들의 파티' 삼성월드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한국 선수 3명이 올해 상금랭킹 1, 2위를 달리고 있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을 상대로 역전 우승에 도전한다.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의 빅혼골프장(파72.6천6445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브라질 교포 안젤라 박(19.LG전자)과 '맏언니' 김미현(30.KTF), 그리고 시즌 첫 우승에 목마른 장정(27.기업은행) 등 3명은 공동 선두 오초아와 페테르센에 1타 뒤진 공동3위(11언더파 205타)에 포진했다.

1라운드 공동 선두에 이어 전날 1타차 공동2위를 달린 안젤라 박은 집중력이 순간적으로 흐트러져 나온 보기 2개가 아쉬웠지만 버디 5개를 수확하며 선두권을 굳게 지켰다.

안젤라 박은 "내일 챔피언이 되서 만나고 싶다"면서 생애 첫 우승에 대한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김미현은 주특기인 페어웨이우드의 마법과 정교한 퍼팅 솜씨가 빛을 내며 8개의 버디를 쓸어담으며 5타를 줄여 우승 경쟁에 뛰어 들었다.

"코스가 나와 잘 안 맞는 줄 알았는데 핀 공략이 잘 됐고 퍼팅도 실수가 거의 없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7개의 버디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친 장정도 LPGA 투어 '최강 듀오'를 상대로 역전극을 펼칠 디딤돌을 마련했다.

1980년 창설돼 가장 빼어난 선수 20명만 불러모아 치르는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한국 선수 우승은 1999년 박세리(30.CJ) 뿐이다.

특히 전장이 길고 페어웨이가 널찍해 '장타자들의 놀이터'로 여겨지는 빅혼골프장에서 역전 우승에 도전장을 낸 한국 선수 3명은 장타보다는 정교함을 앞세우는 선수라는 점에서 눈길을 모았다.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시즌 상금 300만 달러를 넘기는 등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오초아는 가장 껄끄러운 상대인 페테르센과 7일만에 부담스러운 리턴매치를 갖게 됐다.

페테르센은 지난 7일 끝난 롱스드럭스챌린지에서 오초아를 연장 접전 끝에 잡아 시즌 세번째 우승을 따내며 '오초아의 천적'으로 등장한 선수.
이날 16∼18번홀에서 4개홀 연속 버디를 포함해 9개의 버디쇼를 펼치며 8언더파 64타를 때린 페테르센은 중간합계 12언더파 204타로 공동 선두로 뛰어 오르자 "지난 대회 때 이겨봤지만 오초아는 굉장한 선수"라며 쉽지 않는 승부를 예상했다.

18번홀(파4)에서 티샷 실수로 1타를 잃어버린 바람에 3라운드를 3언더파 69타로 마치며 공동 선두를 허용한 오초아는 "이번에는 지난 번 대회와 다를 것"이라고 페테르센에 당한 빚을 갚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2타씩을 줄여 공동 선두에 6타차 공동7위에 오른 박세리와 이지영(22.하이마트)도 "포기하지 않겠다"며 극적인 역전 승부를 기대했다.

따가운 눈총 속에 위성미(18.미국 이름 미셸 위)는 버디는 2개에 그치고 트리플보기 1개와 보기 4개를 쏟아내며 5오버파 77타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9오버파 235타로 선두 그룹에 31타나 뒤진 위성미는 사흘째 꼴찌에 머물렀다.

(팜데저트<미국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