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축구가 이라크와 운명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인다.

한국남자축구대표팀은 12일 밤 1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경기장에서 2006 도하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 이라크와 결전을 치른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10일 남북대결에서 3-0 완승을 거둬 상승세를 탔다.

약체 방글라데시, 베트남을 제대로 요리하지 못하고 조별리그 바레인전까지 졸전을 벌여 실망감을 안겨줬지만 공.수 균형과 압박, 크로스 연결, 골 결정력까지 살아난 분위기다.

한국은 북한전에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못한 박주영(서울)이 출전할 수 있고 좌.우 날개 염기훈(전북), 이천수(울산)의 컨디션이 좋은데다 양쪽 윙백 김치우(인천), 오범석(포항)도 공격 가담이 매섭다.

아시안게임 8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수비와 허리 진용도 든든해졌다.

중앙수비 김진규(이와타), 김치곤(서울) 듀오와 중원의 김두현(성남), 이호(제니트), 오장은(대구) 삼각편대도 괜찮다.

수문장 김영광(전남)도 바레인전 선방 등으로 제 몫을 하고 있다.

이라크는 1차 예선부터 치르느라 체력이 소진됐지만 결코 쉽게 볼 상대가 아니다.

한국은 이라크와 역대 A매치 전적에서 4승9무2패로 앞서 있지만 무승부가 워낙 많았다.

최근 네 경기는 모두 비겼다.

올림픽팀 대결에선 한국이 2승으로 우위다.

아시안게임에서는 1974년 테헤란대회 당시 1-1로 비긴 이후 32년 간 만나지 못했다.

이라크는 조별리그에서 중국에 0-1로 덜미를 잡혔지만 남은 두 경기를 잡아 2승1패로 8강에 턱걸이한 뒤 예상을 깨고 강적 우즈베키스탄을 2-1로 눌렀다.

베어벡 감독도 "이라크가 올라온 것은 뜻밖"이라고 말했다.

이라크에는 두 골을 넣은 유네스 칼레프가 경계 대상이다.

그러나 이라크는 우즈베키스탄과 8강에서 여덟 장의 무더기 경고를 받아 카라르 무하메드 등 주전 서너명이 출전하지 못하는 게 약점이다.

(도하=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