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국가대표 데뷔무대를 치른 '천재 골잡이' 박주영(20.서울)이 이제는 국제 축구계를 향해 첫발을 내딛는다. 10일 네덜란드에서 개막하는 2005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가 그의 비상을 지켜볼 첫번째 국제 시험무대.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참가했던 박주영은 지난 3일과 9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과 쿠웨이트를 상대로 자신의 A매치 1,2차전 연속골을 뿜어내며 한국의 6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견인, 국민적인 축구영웅으로 당당히 올라섰지만 탈(脫)아시아의 기회를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주영은 지난해 부산컵대회, 올해 초 카타르초청대회에서 브라질, 우크라이나 등 남미와 유럽팀을 상대로 골을 신고한 적은 있지만 친선경기와 국제축구연맹(FIFA) 주최 세계대회 본선 무대가 천양지차라는 것은 경험해본 선수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날 흰색 면 티셔츠와 청바지의 수수한 차림으로 암스테르담 스키폴 국제공항을 통해 결전의 장소 네덜란드에 발을 들여놓은 박주영의 담담한 표정도 이러한 사실을 말해주는 듯했다. A매치 연속골로 들뜬 기분도, 폭발적인 인기에 대한 우쭐한 생각은 자신의 진짜 시험대를 향하고 있는 박주영의 머릿속에 더이상 남아있지 않았던 것. 그러나 이날 공항에서는 약 20여명의 한국 취재진이 대기하며 약 한 시간 가까이 지연된 그의 입국을 기다려 한층 높아진 위상을 입증하기도 했다. 함께 들어온 김진규(20.이와타)는 "국가대표팀보다 (취재진이) 더 많이 오신 것 같다"며 박주영이 먼저 인터뷰에 불려가자 "난 짐이나 지키고 있어야겠다"고 웃어보일 정도. 지나친 관심에 대해 다소 부담스러운 듯한 안색을 보인 박주영은 "별로 피곤한 줄은 모르겠다. (경기를)잘 하면 피곤하지 않은 것 같다"며 국가대표 데뷔전과 2번째 경기에서 연속골을 뿜어낸 기쁨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박주영은 피로누적에 대한 부담에 대해서도 "스위스전에 풀타임으로 뛰어도 별 부담이 없을 것 같다. 오면서 비행기에서 잠을 많이 잤다"면서 "청소년대표팀 친구들하고는 많이 발을 맞춰봤고 좋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대표팀에서와 똑같이 하면 잘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출사표를 던졌다. 2년 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린 지난 대회에서 18세의 어린 나이로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박주영으로서는 당시 최성국(가시와) 등 쟁쟁한 선배들에 밀려 출전기회를 얻지 못한 아픔을 잊고 이제는 당당히 주역으로서 동료들을 이끌어나갈 준비에 들어간 셈이다. (암스테르담=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