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이 승부차기끝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11번째 잉글랜드 FA컵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9경기 연속무패 신화를 쏘아올렸던 아스날은 22일(한국시간) 새벽 막을 내린 잉글랜드 FA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120분 연장혈투끝에 득점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2로 승리해 FA컵 정상에 올랐다. 이날 7만여명의 관중이 들어찬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막강화력'에 경기내내 고전했던 아스날은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옌스 레만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번 키커로 나선 폴 스콜스의 킥을 막아 낸 뒤 팀의 마지막 키커로 나선 파트릭 비에라가 마지막 골을 성공시키며 5-4 승리를 일궈냈다. 이로써 아스날은 잉글랜드 FA컵 통산 10번째 우승컵과 함께 지난 79년 FA컵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3-2로 꺾은 뒤 26년만의 맞대결에서 또다시 승리를 거두는 기쁨을 누렸다. '골게터' 티에리 앙리가 아킬레스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베르캄프를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운 아스날은 '득점기계' 루드 반 니스텔루이를 비롯해 웨인 루니,호나우두 등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젊은 공격수들의 파상적인 공세를 받으며 힘겹게 방어를 이어 나갔다. 아스날은 경기초반 베르캄프가 최전방 공략에 나섰지만 수비위주의 전술때문에 미드필더들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하며 자주 고립되는 상황을 연출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날 니스텔루이와 스콜스가 나란히 골대를 맞추는 불운을 겪으며 전후반 90분동안 8차례의 유효슈팅을 기록한 반면 아스날은 골문을 정확히 겨냥한 슈팅을 날리지 못하는 등 일방적 수세에 몰린채 연장에 돌입했다. 연장에서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스콜스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니스텔루이의 슈팅은 크로스바를 살짝 넘기는 불운 속에 결국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120분 동안 '골대의 저주'를 풀지 못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번 키커로 나선 스콜스의 킥이 아스날의 골키퍼 레만에게 막힌 뒤 아스날의 마지막 키커로 나선 비레라의 킥을 막아내지 못하며 승부차기 패배의 아픔을 맛봤다. 아스날의 아르센 웽거 감독은 "행운이 뒤따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4번의 완벽한 골찬스를 만들어냈지만 살려내지 못했다"며 "이날 우승은 정신력의 승리였다"고 기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