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4강 길목에서 선수들의 줄부상이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나 한숨을 내쉬고 있다. SK는 31일 잠실에서 벌어진 2004프로야구 두산과의 경기에서 또 한번 아찔한 경험을 해야했다. 선발 투수 김원형이 오른쪽 어깨 통증을 호소해 단 1이닝만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온 것. SK는 아직 몸상태가 완벽하지 못한 엄정욱이 선발에 가세하지 못해 이승호-김원형의 2인 선발체제로 꾸려가는 형편이기 때문에 만약 김원형까지 부상으로 이탈할 경우 사실상 이승호만이 홀로 선발 로테이션에 남게된다. 김원형은 이날 마운드를 송은범에게 넘긴 후 경기장에서 일단 얼음찜질로 응급처방을 했고, 며칠 더 상태를 지켜본 후 연습투구를 거쳐 차기 선발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지를 가늠할 계획이다. 그동안 4위 유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타선의 상황은 더욱 참담하다. 주전 선수 가운데 중심타자 틸슨 브리또가 더그아웃 난입사건으로 20경기 출장정지를 당해 발이 묶인 것을 비롯, 하위타선에서 활력을 불어넣던 안재만과 채종범은 경기 중 불의의 부상을 당해 시즌을 마감했다. 안재만은 지난 25일 문학 LG전에서 상대 투수 심수창의 공에 왼쪽 갈비뼈를 맞고 골절상을 입었고, 채종범은 28일 대구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연속경기 2차전에서2회 2루 도루 도중 태그를 피하려다 왼쪽 어깨가 골절돼 남은 시즌 출장이 불가능하다. SK는 그러나 이같은 예기치 않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김경태, 송은범 등 중간계투들의 깜짝 활약과 조중근, 김형철 등 2군에서 끌어올린 젊은피들의 활약으로 근근이 4위를 유지하고 있다. 신고선수 출신의 김경태는 지난주 초 LG와의 3연전 모두 중간계투로 나와 1∼3이닝을 소화한 후 28일 삼성과의 연속경기 2차전에 올시즌 처음으로 선발 등판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3-2 승리를 이끌어 마운드에 힘을 보탰다. 송은범 역시 31일 김원형에 이어 5⅓이닝 동안 2실점으로 호투해 흔들리는 SK 마운드에서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2군의 '배리 본즈' 조중근과 빠른 발이 장점인 김형철은 29일 삼성 경기에서 각각 2타점, 3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팀의 10-2 대승의 물꼬를 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잇몸으로 버텨온 SK가 그나마 위안으로 삼는 것은 정경배와 브리또의 복귀가 임박했다는 사실. 지난 19일 수원 현대전에서 종아리근육 파열이라는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은 정경배는 빠른 재활에 힘입어 1일부터 대타로 경기에 뛸 예정이고, 브리또는 4일 롯데와의 홈경기부터 족쇄가 풀린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