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엔트리 잔류는 이란전에 달려 있다.' 5전 전승으로 아테네행을 일찌감치 확정지은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이 1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란전을 앞두고 필승의지를 다지며 축구화 끈을 질끈 동여맸다. 선수들이 이처럼 필승 의지를 다지는 것은 최종예선 전승통과라는 표면적 이유 뿐만 아니라 올림픽 본선 엔트리에 남기 위해서는 늘 준비되어 있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본선엔트리는 22명(예비 4명)이지만 성인대표팀에서 와일드카드로 3명이 합류할 것을 예상하면 현 올림픽 대표 가운데 일부는 탈락해야 한다. 김호곤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와일드카드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면서도 "유상철과 김남일, 김태영이 좋은 선수며 설기현 또한 있으면 좋지 않겠느냐"고 말해 수비 및 공격수들을 긴장케 만들었다. 현재 올림픽대표팀의 스리백 수비라인은 주장 조병국(수원)을 필두로 좌우에 김치곤과 박용호(이상 서울)가 버티고 있지만 김태영(전남), 유상철(요코하마)이 가세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골결정력 부족을 매번 지적받는 최전방 공격라인 또한 고배를 마시는 선수들이 속출할 수 있다. 김 감독은 투톱 또는 스리톱을 구사하는데 `리틀 마라도나' 최성국(울산)이 선발로 생존한다고 볼 때 설기현(안더레흐트)이 긴급 수혈되면 조재진(수원)이 조커로 빠지고 김동현(수원) 또는 정조국(서울)이 짐을 꾸릴 가능성이 있다. 미드필더 또한 `진공 청소기' 김남일(전남)의 존재가 김정우(울산) 등 붙박이 올림픽대표팀의 분발을 촉진하고 있다. 성인대표팀에서 게임메이커로 뛰는 김남일이 미드필더에 포진하면 최태욱(인천)과 분담해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담당하던 김두현(수원)이 밑으로 내려오고 김정우의 입지가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올림픽 본선 기간이 성인대표팀의 아시안컵과 겹치는 관계로 김 감독이 원하는 월드컵 스타들을 모두 데려오기는 힘들겠지만 이들의 존재가 거론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올림픽대표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간판 스트라이커 조재진(수원)은 "선수들 모두 아테네땅을 밟아 정말 잘해 보고 싶어한다"며 이란전을 통해 와일드카드 못지 않은 전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입증해 보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칠 정도. 특히 국내파로만 구성된 이번 이란전에 새로 발탁된 김치우(인천)는 팀 내에서 가장 착실하게 훈련을 소화하며 전의를 불살라 팀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대표팀 관계자는 "정신력이 해이해질 수도 있지만 자칫 하다가는 자신이 본선에 나갈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 오히려 와일드카드가 이란전을 앞두고 정신력을 다잡는 보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