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현대의 외국인타자 클리프 브룸바(29)는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동료 투수 정민태(33)에게 양보했지만 그가보여준 활약은 MVP감으로 전혀 손색이 없었다. 믿었던 `주포' 심정수가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며 김재박 감독의 애를 태운것과 대조적으로 브룸바는 팀이 필요할때마다 결정적인 한방을 때려내며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 브룸바는 이미 2승2패로 맞서던 지난 23일 5차전에서 선취점과 결승점을 모두뽑으며 4타수 3안타 4타점의 불꽃 활약으로 해결사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은 터였다. 그런 그가 SK와 3승3패로 균형을 맞추고 마지막 대결을 벌인 25일 잠실구장 7차전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2회말 1사에서 중앙 펜스 가까이 날아가는 큼직한 중견수 플라이로 아깝게 물러난 브룸바는 4회 2사 1, 2루에서 상대선발 김원형의 초구를 공략, 우중간을 가르는적시타로 결국 결승점이 된 선취점을 뽑았다. 정민태(현대)와 김원형(SK)의 팽팽한 선발 대결로 이어지는 가운데 0의 균형을깨뜨리며 승부의 흐름을 현대쪽으로 돌리는 가뭄에 단비같은 적시타였다. 브룸바는 3-0으로 앞선 5회 2사 만루에서도 시원한 2타점 우전안타로 승리에 쐐기를 박으며 이날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팀의 7-0 승리의 공격 선봉장 역할을 했다. 지난 2000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홈런 2개를 포함, 3안타로 혼자 6타점을 뽑으며 팀을 정상으로 이끌고 사상 첫 용병 한국시리즈 MVP에 뽑혔던 탐 퀀란과 너무 닮은 모습이었다. 물론 1, 4차전 선발로 나와 승리를 이끌고 7차전에서도 완봉승을 올린 정민태에게 밀려 MVP를 놓치긴 했어도 브룸바가 7경기에서 올린 타율 0.333(25타수 8안타)과10타점은 최고의 공격수로 인정받기에 충분했다. 지난 6월20일 어깨 부상으로 방출된 마이크 프랭클린 대체 용병으로 영입돼 처음에는 적응을 못해 헛방망이질에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던 브룸바는 가을잔치에서의멋진 활약으로 코리안드림을 부풀릴 수 있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