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가 갈길 바쁜 인천 SK의 발목을 잡으며 3일만에 단독 선두에 복귀했다. LG는 25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2-2003 Anycall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조우현(17점.8어시스트) 등 주전들이 고른 활약을 펼쳐 잦은 실책을 저지르며자멸한 인천 SK를 88-72로 눌렀다. 이로써 지난 23일 전주 KCC에 패하며 대구 동양에 공동 선두 자리를 내줬던 LG는 정규리그 우승 경쟁에서 다시 한 걸음 앞서 나가게 됐다. 반면 8위 인천 SK는 6위 울산 모비스에 3.5경기차로 뒤져 남은 5경기에서 전승을 거둬도 플레이오프 진출이 쉽지 않은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이날 경기 이전까지 시즌 상대 전적에서 1승4패로 밀린 LG를 맞아 인천 SK는 골밑은 내주더라도 외곽은 철저히 막으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으로 코트에 나섰다. 인천 SK 유재학 감독은 홍사붕, 최명도, 문경은, 김상우 등에게 골밑 수비에 더블팀에 가담하지 말고 철저하게 상대 슈터들을 맨투맨으로 막으라고 지시한 것. 하지만 창단 후 첫 우승을 노리는 LG의 저력은 유 감독의 작전을 뛰어넘었다. 강동희(5점.5어시스트)와 조우현, 김영만(16점)이 숨쉴 틈 없이 주고 받는 패스는 단숨에 인천 SK의 수비를 흐트려 놓았고 라이언 페리맨(17점.22리바운드.5블록슛)과 테런스 블랙(23점.12리바운드)도 적절하게 외곽으로 공을 빼주며 부지런히 찬스를 만들었다. 초반 잠시 박빙의 승부를 펼치던 LG는 1쿼터 중반 터진 조우현의 3점슛으로 15-10으로 앞서나갔고 쿼터 종료 버저와 함께 넣은 강동희의 외곽슛으로 28-2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LG는 2쿼터 중반 맥도웰에게 연속해서 골밑을 뚫려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송영진(10점)이 외곽슛을 넣어 추격을 봉쇄했다. 4쿼터까지 10점 안팎의 점수차가 유지된 가운데 벼랑 끝에 몰린 인천 SK는 경기종료 시간이 다가올수록 초조해서인지 어이없는 실수를 연발하며 자멸했다. 맥도웰은 무리하게 골밑을 파고들다 블랙에게 공을 뺏겼고 화이트는 조금만 패스가 빨라도 공을 놓치는 등 허둥지둥하며 인천 SK는 4쿼터에서만 6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결국 종료 2분48초전 김영만의 3점슛이 림에 꽂히면서 LG는 12점차로 달아나며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LG의 김태환 감독은 이날 승리로 역대 5번째로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부천=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