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키점프가 세계규모의 동계 국제종합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내는 이변을 연출했다. 지금까지 한국은 동계종목에서는 쇼트트랙을 제외하곤 금메달을 구경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국제무대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17일 저녁(이하 한국시간) 한국 스키점프의 막내인 강칠구(20.설천고3년)가 스키점프 K-90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한국 동계스포츠에 새 역사를 쓰게 됐다. 사실 한국 스키점프는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K-120 단체전에서 8위를 차지하면서 '타르비시오의 기적'을 예고했다. 등록선수가 7명에 불과한 한국은 그나마 국제대회에 출전할 기량을 갖춘 선수가 5명 밖에 없다. 후보 선수까지 포함한 올림픽 국가별 쿼터(6명)에도 미치지 못해 솔트레이크시티의 상승세가 계속되리라고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점프스키 5총사'인 최흥철(22.한체대3년), 김현기(20.한체대2년), 최용직(21.한체대2년), 김흥수(23.한체대4년) 그리고 차세대 스타 강칠구(19.설천고 3년)는 똘똘뭉친 조직력으로 열악한 환경을 극복해냈다. 사실 일본의 경우 1천명의 선수가 활동하고 대부분의 유럽 국가도 1천명 이상의 선수를 보유하는 등 선수층이 두터워 비록 유니버시아드대회라고 하더라도 한국팀의 금메달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성적이다. 아울러 점프대도 한국은 96년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위해 무주에 설치된 것이 유일하지만 가까운 일본만 해도 10여개 이상의 국제규격 점프대를 보유 중이어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강칠구는 "우승은 생각지도 못했다"면서 "이번 우승을 계기로 열악한 환경의 한국 스키점프가 도약할 수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돈국(41) 감독은 "5명의 선수로 수천명의 외국 선수들을 이겨낸 것은 기적에 가깝다"면서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단기간에 세계 정상급으로 도약할 수 있는 스키 점프에 대한 투자가 아쉽다"고 말했다. 한국 스키점프 대표팀은 지난해부터 기아자동차와 스폰서 계약을 맺고 매년 1억5천만원씩 지원을 받고 유럽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추가지원이 절실한 형편이다. (타르비시오=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