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이 2000년 US오픈 챔피언 마라트 사핀(러시아)을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3회전에 올랐다. 쿠에르텐은 3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플러싱메도 국립테니스센터에서 계속된 US오픈테니스(총상금 1천617만달러) 남자단식 2회전에서 2번시드 마라트 사핀(러시아)을 3-0(6-4 6-4 7-5)으로 완파했다. 1라운드에서 니콜라스 키퍼(독일)와 풀세트 접전을 치르며 탈락 위기까지 가는등 힘을 지나치게 소모했던 사핀은 이날 쿠에르텐의 서비스에 맥을 못추면서 무려 35개의 실책을 저질러 패배를 자초했다. 세계랭킹 1위를 질주하던 지난해 톱시드로 출전해 8강에 올랐던 쿠에르텐은 올해 들어 엉덩이 부상이 장기화되면서 랭킹이 급락해 시드조차 받지 못했으나 우승후보인 사핀을 물리침으로써 '다크 호스'로 떠올랐다. 쿠에르텐은 "오늘이 올해 들어 가장 행복한 날인 것 같다"며 "자신감을 찾았다"고 말했다. 영원한 톱시드에서 17번시드로 전락한 피트 샘프라스(미국)도 야간 경기에서 크리스티안 플레스(덴마크)를 3-0(6-3 7-5 6-4)으로 완파하고 2회전에 안착, 명예 회복에 나섰다. 미국의 차세대 기수 앤디 로딕은 레몬 슬로이테르(네덜란드)를 3-0(6-2 6-4 6-4)으로 제압하고 성인이 됨을 알리는 20번째 생일을 자축했다. 3번시드 토미 하스(독일)와 5번시드 팀 헨만(영국)은 각각 카롤 쿠체라(슬로바키아)와 딕 노르만(벨기에)을 3-0으로 누르고 7번시드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와 함께 32강에 합류했다. 반면 10번시드 세바스티앙 그로장은 같은 프랑스 선수인 아르노 클레망과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석패해 탈락했다. 여자단식 3회전에서는 톱시드 세레나 윌리엄스(미국)가 나탈리 데키(프랑스)를 2-0(6-1 6-1)으로 가볍게 따돌리고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을 향해 줄달음쳤다. 긴 부상을 털고 복귀한 린제이 대븐포트(미국)도 마리옹 바르톨리(프랑스)를 2-0(6-3 6-1)으로 물리치고 16강에 사뿐히 올라 화려한 재기를 예고했다. 8번시드 쥐스틴 에넹(벨기에)은 비 비엘릭(미국)을 역시 2-0(7-5 6-1)으로 꺾었고 엘레나 보비나(러시아), 프란체스카 시아보네(이탈리아)도 16강 고지를 밟았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