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잉글랜드, 우루과이, 나이지리아가 한 조에 편성된다면? 아무리 세계최강이라도 껄끄러운 상대는 있는 법. 이틀 앞으로 다가온 12월1일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본선 조추첨을 앞두고 톱시드를 받은 강팀들도 같은 조에 누가 오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본선 조추첨에서 독일과 잉글랜드, 우루과이, 나이지리아가 같은 조에 편성된다면 `죽음의 조'라는 명칭을 붙이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는 듯하다. 독일은 공동 주최국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프랑스,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과 함께 톱시드를 배정받았지만 톱시드에서 탈락한 잉글랜드의 행보가 매우 거슬린다. 톱시드를 배정받지 못한 나머지 11개국은 추첨에서 8개국이 2그룹에 남고 3개국이 3그룹으로 넘어가도록 돼 있어 잉글랜드가 2그룹에서 배정될 경우 독일과 한 조에 편성될 가능성도 있다. 역사적인 앙숙 관계를 제쳐놓고라도 독일과 잉글랜드는 유럽축구선수권과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잇따라 같은 조에 편성되는 악연을 거듭했다. 지난 해 열린 유럽선수권 본선 조별리그에서는 잉글랜드가 독일을 1-0으로 꺾었으나 최종 결과는 두팀 모두가 1회전을 통과하지 못하고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는 잉글랜드가 독일과의 2차례 대결에서 1승1패로 균형을 이뤘지만 잉글랜드는 최종 성적에서 독일을 제치고 본선에 직행한 반면 독일은 우크라이나와의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우회로를 거쳐야 했다. 이들 두 팀에다 3그룹의 우루과이와 4그룹의 나이지리아까지 합류한다면 축구팬들에게는 명승부를 볼 기회지만 해당팀은 매경기 피말리는 혈전을 각오해야 할 판이다. 우루과이는 비록 남미예선에서 5위로 밀려 호주와 플레이오프를 치렀지만 월드컵에서 2차례나 정상을 차지한 관록에다 다리오 실바와 알바로 레코바 등 유럽세에 밀리지 않는 스타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는 96년 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멤버들이 버티고 있어 어느팀도 호락호락하게 넘볼 수 없는 팀이다. 이들 팀에는 이번 조추첨에서 13명의 조추첨자들이 어떤 공을 뽑아 들지가 본선경기 못지 않게 중대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부산=연합뉴스)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