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겠다.' '5기 히딩크호'에 승선, 4개월만에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다시 입은 '독수리' 최용수(28.이치하라)의 작은 두눈이 13일 나이지리아와의 1차평가전을 앞두고 유난히 빛나고 있다. 이번만은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아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겠다는 굳은 각오 때문이다. 지난해 안양 LG를 프로축구 정규리그 정상에 올려놓은 뒤 일본프로축구(J1)에입문한 최용수는 J리그에서 득점랭킹 2위를 달리는 등 의심의 여지없는 아시아 최고골잡이 중 하나. 그는 그러나 한국 축구가 월드컵 16강 진출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 히딩크를 대표팀 감독으로 영입한 뒤에는 힘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했다. 지난 1월 홍콩 칼스버그컵과 월드컵 리허설격으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으나 골 사냥은 커녕 주눅 든 플레이로 실망만 샀으며 그 결과히딩크가 외면했던 게 사실이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최용수는 일본땅에서 심기일전, 예의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고 현재 16골을 터뜨리며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상승 일로의 최용수에겐 나이지리아와 갖는 이번 1차전이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고 내년 1월 발표될 '베스트 멤버' 진입도 굳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히딩크 감독이 1차전에서 최용수와 검증된 황선홍(33.가시와)을 '수직형' 투톱으로 기용하되 최용수는 최전방에 배치하고 황선홍은 '처진 스트라이커'로 활용하기로 사실상 방침을 정했기 때문. 최전방 공격수는 공수를 병행해야 하는 처진 스트라이커에 비해 당연히 체력면에서 부담도 없고 골 찬스도 많이 생기는 자리. 이는 히딩크 감독이 최용수의 득점력과 함께 황선홍과의 콤비 플레이를 테스트해 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되는데, 최용수가 황선황과 콤비를 이루는 것은 지난 98년6월 중국전 이후 처음이다. 최용수는 "컨디션도 좋고 (골을 넣을) 자신감도 있다"며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