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GC ]]

- 김흥구 < 골프전문기자 >

<>.영국 오픈은 영국내 7개 링크스코스에서 매년 돌아가며 열린다.

금년의 제125회 영국 오픈 (이곳시간 18-21일)이 열리는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GC는 미국 프로들이 가장 싫어하는 코스이다.

이유는 "난공불낙"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곳에서 개최된 총 8번의 영국오픈에서 "세계 최정상"이라
하는 미국 "프로"들은 단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미국의 이곳 우승은 지금부터 70년전인 1926년 "아마추어"인 보비
존스가 유일하다.

"구성"보비 존스를 비롯, 이곳의 우승자들은 다른 어느대회보다
화려하다.

52년엔 보비 로크 (남아공) 우승이고 58년엔 피터 톰슨 (호주)이,
63년엔 봅 찰스 (호주)가 정상에 올랐다.

이들은 모두 당시 골프를 주름 잡으며 근대골프사에 한 획을 그은
거물들이다.

또 69년엔 토니 재클린 (영국), 74년엔 게리 플레이어 (남아공)가
우승했고 79, 88년에는 세베 바예스테로스 (스페인)이 연속 정상에
오르며 "리덤오픈은 세베오픈"임을 알렸다.

"70년간의 리덤 오픈"이 계속되는 동안 미국 골프는 나날이 강해졌다.

그러나 미국의 "리덤 징크스"는 변함없이 존재하며 프로들의 기피코스가
되고 있다.

아놀드파머가 지난해 "영국오픈 바이 바이"를 선언한 것도 "리덤은
싫다"를 의미한다나.

<>.로열 리덤은 코스배열부터 상식을 거부한다.

우선 첫홀이 파3홀이다.

206야드의 1번홀은 그린이 "옴푹 파진" 항아리 벙커들로 둘러 쌓여
있고 티잉그라운드 주변은 나무들이 옆을 막아 바람을 가늠키 어렵다.

프로들 입장에서 파3홀은 단 1타의 실수가 보기로 직결되기 때문에
가장 어렵게 생각하는 홀.

메이저대회 장소중 첫홀 파3가 이곳이 유일하고 그런 부담이 오프닝
홀부터 시작되니 생소한 느낌을 가질수 밖에 없다.

이상한 코스배열은 6번, 7번홀에서 다시 이어진다.

즉 파5홀이 연속 나타나는 것.

6번홀은 490야드이고 7번홀은 549야드이다.

이들 연속 파5홀은 모두 프로들이 버디를 잡아야 하는 홀들이다.

이곳은 파가 71인데 전반 9홀은 파3가 3홀이나 되며 파35이며 후반엔
파3, 파5홀이 하나씩이고 나머지는 모두 파4홀로 36이다.

특히 13번홀부터 18번홀까지 6개홀은 주르룩 파4홀로 숨돌릴 여가가
없다.

<>.전설적 골프라이터인 버나드 다윈은 이곳을 가르켜 "야수, 단지
야수일 뿐이다"라고 정의했다.

그의 얘기는 리덤의 골프가 진정 "순수 골프"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곳엔 턴 베리GC와 같은 구릉도 없고 잔디를 다듬는 조경은 생각지도
말아야 한다.

그저 밋밋한 지형에 깊은 벙커와 러프만이 황량히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구경할 것 전혀 없고 한 눈 팔 것 전혀 없이 오로지 코스와의
싸움만이 존재한다.

오직 골프라는 순수 목적하에 플레이하게 되는 코스가 이곳으로 그래서
이곳 우승자는 "베스트 메이저 챔피언"으로 손 꼽힌다.

이곳의 평균 우승스코어는 281.4타로 대략 3언더파 수준인데 영국
오픈은 10언더파 이하 우승이 비일비재하다고 볼때 영국 오픈 코스로는
가장 어려운 코스로 분석된다.

"오클랜드 힐스 (금년 US오픈 개최지)의 괴물에 혼나고 나니 이제는
야수가 기다린다".

세계의 내노라 하는 프로들은 또 다시 혼 쭐이 날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