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리비에라CC = 김흥구 기자 -

<>.이곳시간 13일 로스엔젤레스 리비에라CC(파71,6,949야드)에서
벌어진 금년도 마지막 메이저, 제77회USPGA선수권대회 최종일경기는
또 다시 드라머틱한 줄거리로 골퍼들의 가슴을 쳤다.

최종18번홀의 버디는 연장전을 이끌어 냈고 다시 18번홀의 버디는
우승자를 만들어 냈다.

그 뒤에는 버디퍼팅이 홀컵을 360도 돌아나오는등 "지독히도 안되는
골프"로 고개를 떨군 어니 엘스(25,남아공)가 있었다.

이날 주인공 3명의 골프와 연장전 하이라이트를 각각 구성해 본다.

<> 콜린 몽고메리(32,영국)의 극적 연장 돌입

15번홀을 마칠때까지만 해도 몽고메리는 중간합계 14언더파로 "가능성"은
별로였다.

선두 스티브 엘킹턴(32,호주)이 워낙 펄펄 날며 17언더로 3타나 앞서
있었기 때문.

그러나 몽고메리는 16번홀부터 최종홀까지 막판 3연속버디로 극적으로
동타를 만들었다.

구름같은 관중들이 그린 주위를 둘러싼 최종 18번홀에서 몽고메리의
약 6m버디가 홀컵을 찾아든 순간 리비에라는 온통 떠나갈듯 했다.

전날까지 11언더파로 선두와 5타차 3위를 달렸던 몽고메리는 이날
버디7, 보기1개로 6언더파 65타를 기록, 4라운드합계 17언더파 267타의
막판 뒤집기로 연장에 진출했다.

<> 어니 엘스의 "최악 골프"

전날까지 16언더파로 2위와 3타차 단독선두였던 엘스는 16번홀
(파3,165야드)의 약 3m버티퍼팅이 홀컵을 그야말로 딱 "한바퀴"
돌아나오자 "우승은 결코 그의 몫이 아님"을 인정해야 했다.

엘스는 이날 드라이버샷이 좌우 러프만을 찾아 들었고 퍼팅은 홀컵을
스치거나 핥았다.

15번홀까지 버디2에 보기2개로 여전히 16언더파였던 엘스는 16번홀
버디실패로 완전히 흐름을 잃었다.

17번홀(파5,576야드)은 그가 3일동안 계속 버디만을 잡은 곳이었으나
이날은 불과 70cm짜리 파퍼팅을 미스하며 보기로 무너졌다.

러프행 드라이버샷에 이은 4온2퍼트. 엘스가 70cm를 실패한 것은
바로 전홀의 버디퍼트가 아슬아슬하게 돌아나온 탓으로 봐야 할듯.

전날까지 파5홀에서 모두 버디아니면 이글이었던 엘스는 이날만큼은
3개 파5에서 "버디-파-보기"에 그치며 그의 부진을 상징했다.

한마디로 메이저에서의 최종일 압박감은 엘스같은 "포커 페이스
강심장"이라도 피할 도리가 없다는 얘기.

엘스는 이날 1오버파 72타로 추락, 4R합계 15언더파 269타로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 스티브 엘킹턴의 "기록경신 골프"

87년 미투어입문후 5승의 엘킹턴은 이날 USPGA선수권의 웬만한 기록은 모두
깨버리는 "믿지 못할 골프"를 쳤다.

그는 이날 10번홀부터의 3연속버디등 보기없이 버디만7개잡으며
7언더파 64타(31-33)를 쳤다.

결론부터 말하면 엘킹턴은 연장우승했다.

그의 최종일 64타는 챔피언의 4라운드 최저타수신기록(종전 65타,
88년 제프 슬루먼등 2명)이다.

그의 우승스코어인 4라운드합계 17언더파 267타(68-67-68-64)도
챔피언의 최저우승타수신기록(종전 지난해 닉 프라이스의 269타)이며
언더파로도 신기록(종전 15언더, 84년 리 트레비노)이다.

전체타수와 언더파기록이 별도로 나오는 것은 대회장소가 파70짜리부터
파72짜리까지 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이밖에 77회대회동안 7번째(공동)로 4라운드 모두 60대스코어를
친 선수가 됐으며 12번째로 비미국선수로서의 우승자가 됐다.

3라운드까지 10언더파로 선두와 무려 6타차로 공동 5위였던 엘킹턴은
그같은 "기록경신 골프"로 6타를 뒤집은 셈.

메이저대회에서, 그것도 최종일에 온갖 기록을 다 깨는 골프를 친다면
다른 선수들이 당할 재간이 없을 것이다.

<> "기록"을 무시한 연장전 결과

엘킹턴과 몽고메리의 서든데스 플레이오프는 18번홀(파4,451야드)에서
시작됐다.

객관적자료면에서는 몽고메리가 유리했다.

몽고메리는 이번대회 18번홀 기록이 버디2에 파2개였으나 엘킹턴은
보기1, 버디1, 파2이었다.

역대 연장전기록도 엘킹턴은 1승3패였고 몽고메리는 1패뿐. 두 선수는
모두 투온을 시켰다.

엘킹턴은 6m, 몽고메리는 5m쯤 되는 버디 찬스. 심호흡을 한 후
엘킹턴이 먼저 스트로크했다.

그 볼은 그린위를 경쾌히 구르며 홀컵으로 떨어졌다.

버디. 이렇게 되면 몽고메리의 "더 가까운"퍼트는 홀컵을 스치게 마련.

승부는 연장1번홀에서 마감됐고 엘킹턴은 그의 첫 메이저 우승과 함께
36만달러(약 2억7,000원)의 상금을 손에 쥐었다.

금년 4월 출생한 그의 첫딸 애니에 대한 최고의 선물이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