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사이 인천서 3명 사망…"물때표 확인·구명조끼 필수"
조개 줍다 밀물에 갇혀 숨지는 사고 속출…해경 순찰 강화
해가 진 뒤 인천 갯벌에서 어패류를 잡던 행락객들이 갑자기 밀려든 바닷물에 고립되거나 급기야 숨지는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비슷한 사고를 막으려면 해수욕장 이용객들의 안전 수칙 준수와 확실한 예방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0시께 인천 중구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에서 A씨 등 40대 남녀가 해루질(밤에 갯벌에서 불빛을 이용해 어패류를 잡는 어로 방식) 중 구조요청을 하고 실종됐다가 12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와 함께 지난달 17일 같은 해수욕장에서 해루질을 하다가 실종된 50대 여성 B씨의 시신도 지난 4일 해경 수색 작업 중 뒤늦게 발견됐다.

불과 3주 사이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에서만 3명이 해루질을 하다가 숨진 것이다.

무의도 인근에는 갯벌에 바닷물이 드나들며 형성된 물길인 '갯골'이 많아 사고 위험이 훨씬 큰 지역으로 꼽힌다.

무의도뿐 아니라 인천 바다에서 발생한 밀물 고립 사고는 2020년부터 이달 현재까지 모두 229건이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20년 70건, 2021년 60건, 2022년 65건, 2023년 현재 34건으로 매년 60∼70건씩 발생하고 있다.

이 기간 고립 사고 사망자도 8명에 이른다.

2020년 1명, 2021년 1명, 2022년 3명, 2023년 현재 3명 등 해마다 밀물 고립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인천 앞바다를 포함한 서해에서 고립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유는 조석 간만 차가 크고 수심도 얕아 밀물이 빠르게 차오르지만 방문객 대다수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다.

방문객들은 썰물 때 해변에서 멀리는 4km 지점까지 나가 해루질을 하는데, 허리를 굽히고 조개나 동죽 잡기에 정신을 쏟다가 밀물이 주변을 에워싸버린 상황을 뒤늦게 알게 된다.

밀물에 갇힌 방문객들은 급히 구조요청을 하지만 지형지물이 없는 넓은 바다에서 사람을 찾는 것이 쉽지 않고, 최소 수심이 확보되지 않아 연안구조정을 활용하기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다.

이번 무의도 사고 당시에도 해경은 육군이 보유한 열상감시장비(TOD)를 통해 해안에서 6km 지점까지 수색했지만 A씨 일행을 곧바로 찾진 못했다.

은점술(58) 인천해경 하늘바다파출소장은 "당시 고무보트를 급히 보내 1명을 바로 구조했지만 일행 2명은 이미 실종된 상태였다"며 "하나개 해수욕장의 경우 바닷물이 10분 만에 발밑에서 발목까지 올라오는 등 밀물 속도가 상당히 빨라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연안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막으려면 물때표를 반드시 확인하고 구명조끼를 입는 등 안전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경은 지방자치단체나 인근 군부대와 협조해 주의 방송을 내보내거나 각 해양파출소의 순찰을 강화하는 등 여름철 연안 사고 예방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해경청 관계자는 "특히 야간 시간대나 기상이 좋지 않을 때는 어떤 경우라도 바다에 절대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며 "해무가 끼면 사고가 나도 위치가 파악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구조 작업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