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은 1일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부산 또래 살인' 사건의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했다. 피의자 이름은 정유정, 나이는 1999년생으로 23세다. 사진=뉴스1
부산경찰청은 1일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부산 또래 살인' 사건의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했다. 피의자 이름은 정유정, 나이는 1999년생으로 23세다. 사진=뉴스1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23세)의 신상정보가 1일 공개됐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오후 내외부 위원 7명이 참여한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정유정의 이름과 나이, 사진을 공개하기로 했다. 범죄의 중대성과 잔인성이 인정되는 만큼 유사 범행에 대한 예방에 나서기 위한 판단이다.

부산경찰청이 신상공개를 결정한 것은 2015년 10월 5일 부산진구에서 발생한 실탄사격장 총기 탈취 피의자 신상공개 이후 8년여 만이다.

경찰에 따르면 정유정은 살인 혐의로 구속된 뒤 '피해자와 다투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지만 전일인 지난달 31일 경찰 조사과정에선 "살인해보고 싶어서 그랬다"며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이 제시한 관련 증거와 본인 가족의 설득 등으로 인해 심경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측에 따르면 정유정은 폐쇄적인 성격으로 고교 졸업 이후 특별한 직업을 갖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정유정에 대해 프로파일러 심리상담에 이어 관련 진술 분석으로 사이코패스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문제의 앱은 범행 대상을 물색하기 위한 것으로 정유정은 중학교 3학년 학생을 둔 학부모를 행세하면서 여성을 노렸다. 범행 대상을 정한 뒤 정유정은 중고로 교복을 사서 입고, 당시 혼자 있던 피해자를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정유정은 취업을 준비하면서 범행 석 달 전인 올해 2월부터 온라인에서 '살인' 등을 집중적으로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평소에 방송 매체나 인터넷을 통해 범죄수사 프로그램을 접하며 살인에 관심을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전에 '살인', '시신 없는 살인', '살인 사건' 등의 검색을 한 데 이어 지역 도서관에서는 범죄 관련 소설도 빌려봤다.

앞서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40분께 부산 금정구에 있는 피해자 집에서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한 뒤 여행용 가방에 담아 택시를 타고 경남 양산 낙동강 인근 숲속에 시신 일부를 유기했다. 정유정은 피해자가 실종된 것처럼 꾸미려고 평소 자신이 산책하던 낙동강변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의 범행은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숲속에 버리는 것을 두고 이상하게 생각한 택시 기사가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범행 하루 뒤인 지난달 27일 오전 6시께 정유정을 긴급체포한 데 이어 피해자의 나머지 시신을 피해자의 집에서 발견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