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행사 공간인 잔디사랑방을 숙박 시설로 꾸며 놓은 모습./서울디자인재단 제공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행사 공간인 잔디사랑방을 숙박 시설로 꾸며 놓은 모습./서울디자인재단 제공
K-팝 스타의 방으로 꾸민 서울의 랜드마크(지역 상징 건축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17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서울패션위크가 열리는 오는 9월 4~5일 DDP 꼭대기층 'DDP 잔디사랑방'에서 하룻밤을 지낼 수 있는 예약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 방의 크기는 570㎡(약 170평)다. 가격은 14달러다. DDP건물을 14년 전 착공했다는 점에 착안해 숙박료를 '14달러'로 책정한 것이다.
"서울 DDP에서 'K-팝'과의 하룻밤 14달러에 팝니다"
이번 'DDP에서 특별한 하룻밤'은 에어비앤비의 "XX에서 하룻밤(Night At)" 캠페인의 일환이다. 해당 캠페인은 에어비앤비가 고객에게 도심 속 상징적인 공간에서 일생에 한 번뿐인 숙박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에어비앤비는 220여 국 660만 개 숙소 예약을 할 수 있는 온라인 민박 중개 플랫폼이다. 앞서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브라질 마라카낭 축구장, 미국 시카고 불스 농구장 등에서 관련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한국에선 이벤트 대상지로 DDP를 낙점했다. 숙박시설로 새단장한 방은 이날 오전 10시 DDP 디자인랩 서울온(화상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베일을 벗었다. 간담회엔 네이선 블레차르지크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 오세훈 서울시장, 엔하이픈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시와 에어비앤비는 DDP디자인랩 건물 3층에 있는 잔디사랑방에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소속사 하이브)의 소장품을 갖다 놓는 등 행사장으로 쓰이던 공간을 K-팝스타의 방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벤트 당첨자는 스타의 삶을 체험해본다. 숙소 입장 시 엔하이픈 멤버들이 영상편지로 맞이한다. 일반인에게 개방하지 않은 DDP루프탑(지붕)에도 접근하는 등 특권도 누린다. 같은 기간 DDP에서 열리는 '서울패션위크'의 몇몇 패션쇼도 맨 앞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서울 DDP에서 'K-팝'과의 하룻밤 14달러에 팝니다"
이벤트에 응모한다고 모두가 'K팝스타의 방'에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에어비앤비는 지원동기 및 사연을 접수한 고객 중 단 한 팀에게만 기회를 주기로 했다. 엔하이픈 글로벌 팬덤이 1500만 명 이상(틱톡 기준)이란 점을 고려하면 숙박 예약 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예약 사이트는 오는 24일(수) 오전 8시에 열린다.

DDP는 오세훈 서울시장 첫 임기 때인 2009년 5000억 원을 들여 지은 서울의 대표 관광지다. 이라크 출신 유명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건물의 여백과 곡선을 살리는 등 창의적인 디자인을 적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시도 이번 계기로 관광객 3000만 시대를 열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이경돈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문화 공간인 DDP를 숙박의 공간으로 바꿔놓은 이번 에어비앤비와의 협업처럼 앞으로도 DDP와 서울, 그리고 K-컬쳐(한국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