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안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이상민 행안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관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책임 유무를 따지는 탄핵심판의 2차 변론준비기일이 열린다.

헌법재판소는 18일 오후 2시 서울 재동 헌재 소심판정에서 이 장관의 탄핵심판 관련 2차 변론준비기일을 연다. 변론준비기일은 변론에 앞서 양측을 불러 주장과 증거에 대한 쟁점을 정리하는 절차다. 청구인·피청구인 본인이 출석할 의무는 없어 통상 법률 대리인들만 출석한다.

지난 4일 열린 1차 기일에서 주심을 맡은 이종석 재판관은 청구인인 국회가 제출한 탄핵소추의결서와 이 장관 측의 답변서를 검토하고, 쟁점을 정리했다. 재판부는 소추 사유를 △재난예방조치 의무 위반 △사후 재난대응조치 의무 위반 △참사 발생 이후 부적절한 언행의 3가지로 구분했다.

이 장관 측은 "이태원 핼러윈 축제처럼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행사 등 모든 '다중 밀집 행사'를 재난 관리 차원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 "행안부 장관이 재난 대응 관련 '최상위 총괄 조정자'는 맞지만, 재난 현장에서의 긴급 구조 활동과 관련해선 재난안전법상 지휘·감독권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펼쳤다.

국회 측은 "사고 현장에서 파출소와 소방서가 가까운 데다 재난 발생 전에 119 신고가 계속됐으므로 재난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참사 직후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할 의무가 있었지만 이행하지 않았고, 관계 기관이 소통하는 국가재난관리시스템도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증인 채택을 놓고도 팽팽히 맞섰다. 국회 측은 이태원 참사 관련 공무원과 참사 생존자와 유족을 1명씩 포함한 총 8명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이 장관 측은 공무원의 경우 이미 조사가 끝났다며 증인 채택을 반대했다.

2차 변론준비기일에선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양측 대리인만 출석해 증인·증거 채택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헌재는 향후 재판관 평의 등의 절차를 거쳐 이 장관의 탄핵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재판관 9명 중 6명이 찬성하면 피청구인의 파면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파면된 공무원은 5년 동안 공무원 임용이 제한된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