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가누지 못하는 A씨. / 사진=MBN 캡처
몸을 가누지 못하는 A씨. / 사진=MBN 캡처
음주운전을 하다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인도를 걷던 배승아(9) 양을 치어 숨지게 한 가해자가 당시 차량에 탑승하는 CCTV 영상이 공개됐다. 가해자인 전 충남도청 공무원 A(66) 씨는 소주 반병을 마신 후 운전했다고 주장했었다가 1병을 마셨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지난 11일 MBN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A 씨는 사고 당일인 지난 8일 낮 식당에서 모임을 가진 후 자신의 차량으로 이동한다.

식당에서 차량이 있는 곳까지의 거리는 10m 정도에 불과했지만, A 씨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탓에 차량에 탑승하기까지 약 1분이 소요됐다.

A 씨는 발이 꼬여 휘청거리더니 결국 계단에서는 난간을 붙잡고 내려온다. A 씨는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비틀거렸지만, 자신의 차에 타고 유유히 주차장을 빠져나간다.
지난 8일 오후 2시 21분께 만주한 상태로 운전을 하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인도를 지나던 학생 4명을 덮쳐 9살 배승아 양이 숨지게하고 3명이 중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10일 대전 서구 탄방중 앞 사고 발생지역에서 시민들이 고(故) 배승아 양을 추모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지난 8일 오후 2시 21분께 만주한 상태로 운전을 하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인도를 지나던 학생 4명을 덮쳐 9살 배승아 양이 숨지게하고 3명이 중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10일 대전 서구 탄방중 앞 사고 발생지역에서 시민들이 고(故) 배승아 양을 추모하고 있다. / 사진=뉴스1
A 씨는 집으로 5.3㎞가량 운전하다 사고를 냈고, 그 사고로 배 양이 숨졌다.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될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08%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술자리에는 A 씨를 포함해 9명이 있었는데, 모두 60대 중후반으로 맥주와 소주 등 13~14병을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도 지난 8일 소주 반병 정도를 마신 후 운전했다고 주장했다가 다음 날 '한 병 정도 마셨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A 씨는 지난 1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등 혐의로 구속됐다.

한편, 배 양 유족은 지인을 통해 최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 "피의자 측에선 사과 한마디도 없다"며 "제발 널리 퍼트려 처벌을 강화해달라.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