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한 장면 /사진=넷플릭스
'더 글로리' 한 장면 /사진=넷플릭스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복수극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가 전 세계에서 흥행하고 있는 가운데, 강릉 지역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과거 학폭 피해를 고발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주목받고 있다.

최근 강릉 지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OOO중학교 95년생 일진들아 안녕?'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 A씨는 "세상이 참 좋아졌다. 이렇게 너네에게 말도 전하고"라며 "요즘 넷플릭스 드라마 인기가 정말 좋더라. 너네도 봤겠지? 안 봤으면 꼭 보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주변에서 너무 재밌다고 하길래 봤는데 보면서 눈물이 흐르고, 옛날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재미보다는 안타까움과 분노, 슬픔 등 여러 감정이 지나갔다. '드라마 주인공처럼 증거가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면서 울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일진 무리로부터 폭행, 폭언, 금품 갈취 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들이 담배 심부름을 시켰고, 강제로 담배를 입에 물게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는 너희의 장난감이 아니었을까"라면서 "내 빛나던 어린 시절을 처참하게 무너뜨린 너희들이 결혼도 하고, 아기도 키우고, 정상인처럼 사는 게 보기 싫다"고 했다.

그러면서 "난 합의금을 받거나 또는 협박, 복수를 하고 싶은 게 아니다. 그냥 사과 한마디 딱 그 정도가 아닐까 싶다"며 "내가 누굴지 고민하지 말고 그냥 괴롭힌 사람 모두에게 연락을 해보라. 나 말고도 이 일이 트라우마로 남아 수치심 가득한 채로 살아가고 있는 게 내 친구들"이라고 덧붙였다.

27일 오후 3시 기준 해당 글에는 660개가 넘는 '좋아요'와 200건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강릉판 '더 글로리'다", "가해자들은 인생 망쳐놓고 잘 사냐", "제보자 힘내셨으면", "소름 돋는 현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이 중에는 또 다른 학폭 피해를 주장하는 댓글도 있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