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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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교육청이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하자 어린 자녀들을 둔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전국 교육청이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 완화를 발표했다. 그런데 최근 급격히 추워진 날씨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을 염려하는 부모들의 문의가 약국과 병원에 이어지고 있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겨울철 영유아 호흡기의 천적으로 불리는 급성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다.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영유아와 노인에게는 심각한 증상을 보일 수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출생 후 2년 이내에 거의 모든 어린이가 첫 감염을 경험할 만큼 흔하지만, 가벼운 질병은 아니다. 감염된 어린이 가운데 20~30%는 세기관지염(폐의 작은 기도의 염증)과 폐렴으로 진행된다.

국내에서 1세 미만 영아의 세기관지염과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늦가을과 겨울철 어린이 호흡기 감염으로 인한 입원의 가장 흔한 원인이기도 하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일부 영유아에게 세기관지염으로 인한 심한 호흡곤란과 폐렴을 일으켜 중환자실 치료와 호흡보조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또 드물게 사망에 이르는 사례도 있다.

성인의 경우 재감염되기도 하나 가벼운 감기 증상처럼 지나간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면역 체계가 약해지는 노인의 경우 젊은 성인보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로 인한 합병증 위험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A씨처럼 일부 부모들의 우려가 근거가 없지는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강력한 방역지침이 호흡기 감염병을 억제한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지난해 연세대 의과대학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를 담은 논문을 대한의학회 저널(JKM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마스크 착용, 확진자에 대한 격리, 거리두기 등 방역 지침 강화로 코로나19 외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률이 급격히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에서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완화하면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률이 높아졌다고 봤다. 해외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검출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아울러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인플루엔자 등 다른 호흡기 질환 증가에 대비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마스크가 호흡기 감염병 증가를 막아왔다”며 “해제 결정은 예방 수단을 하나 제거한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호흡기 질환 유행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우선 영유아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예방법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감염자의 분비물과 접촉해 전파되기에 침방울, 비말,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건을 만진 후 입, 코 등을 만졌을 때 감염될 수 있어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이 중요한 예방법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