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사진=뉴스1)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사진=뉴스1)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 소송에서 재산분할 규모를 665억원으로 한정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노 관장의 소송대리인단은 19일 "최 회장 소유의 SK 주식을 '특유재산'이라고 판단해 재산분할에서 제외한 부분은 수용하기 어렵다"며 1심을 심리한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김현정 부장판사)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민법에서는 부부의 일방 당사자가 상속이나 증여로 취득한 재산을 특유재산으로 규정한다.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1심 재판부는 최 회장 소유 SK 주식을 특유재산으로 보고 재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당시 재판부는 "노소영 씨가 주식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노 관장 측은 "전업주부의 내조와 가사노동만으로 주식과 같은 사업용 재산을 분할할 수 없다고 판단한 법리는 수긍하기 어렵다"며 "가사노동의 기여도를 넓게 인정하는 최근의 판례에 부합하지 않는, 법리적 오류가 있는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최 회장과 노 관장은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취임 첫해인 1988년 9월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슬하에 세 자녀를 뒀으나 파경을 맞았다.

최 회장은 2015년 혼외 자녀의 존재를 자인하며 노 관장과 성격 차이로 이혼하겠다고 언론에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후 2017년 7월 이혼 조정을 신청하면서 본격적인 법적 절차에 들어갔다.

양측이 조정에 실패하면서 결국 소송으로 전환됐고 이혼에 반대하던 노 관장도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고 입장을 바꾸고 맞소송(반소)을 냈다.

노 관장은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가운데 42.29%를 지급하라고 요구했고 이후 재판 과정에서 50%를 지급하라고 청구 취지를 변경했다. 최 회장은 SK㈜ 주식의 17.5%인 1297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이달 6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을 받아들이면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로 1억원, 재산 분할로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