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물연대본부가 24일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철강과 시멘트 수송이 막히는 등 물류대란이 가시화하고 있다. 정부는 사상 최초로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예고하는 등 총파업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강 대 강’ 대치로 파업이 장기화하면 산업계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화물연대는 이날 전국 주요 거점 16곳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송 거부에 들어갔다. 오전 10시 수도권 물류 거점인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선 화물연대 서경지부 조합원 1000여 명이 왕복 4차로를 막고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는 구호를 외쳤다.

광양항국제터미널에선 조합원 2000여 명이 대형 화물차량으로 입구를 차단해 물류 진출입을 막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당진 현대제철 1000명, 포항 현대글로비스 800명 등 화물연대 조합원(2만2000여 명) 중 9600명이 총파업에 참여했다.

총파업 첫날부터 물류 차질이 빚어졌다. 하루 8000t을 출하하는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이날 철강재 물량을 내보내지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하루평균 5만t 규모의 출하가 막힐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업계는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으로 1조원이 넘는 피해를 봤다. 경기 평택·당진항에선 컨테이너 부두 하역사와 육상운송회사 대부분이 운영을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시멘트 공장에선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운행이 중단됐다. 비조합원까지 모두 운행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 한라시멘트는 하루 내보내는 시멘트 2만5000t 중 2만t을 출하하지 못했다. 강원 삼표시멘트는 육로 물류가 막히자 해상으로 2만5000t을 내보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모든 BCT 운행이 중단돼 시멘트 출하가 완전히 막혔고 파업이 길어지면 재고를 쌓아둘 곳이 없어 시멘트 생산을 중단해야 한다”며 “시멘트 출하 차질이 장기화하면 건설업계로 피해가 번질 것”으로 우려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와 평택항 당진항 등에 기동대 17개 중대, 1200여 명을 투입했다. 부산경찰청은 부산항 내 주요 항만과 물류터미널에 기동대 9개 중대와 1개 제대, 교통경찰 등 890여 명을 배치했다.

이날 전국철도노조 태업으로 무궁화호 새마을호 등 일부 열차가 최대 1시간40분가량 운행이 지연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운행 중지된 열차는 무궁화호(경부·호남·장항선) 새마을호(장항선) 관광열차(S-트레인) 등 8편이다. 25일부터는 10편이 운행 중지된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