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수능이 치러진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수능 기도회에서 학부모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학년도 수능이 치러진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수능 기도회에서 학부모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1교시 국어 영역이 ‘불수능’으로 평가된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다는 고등학교 교사들의 분석이 나왔다. 지난 8월 31일 치러진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최상위권에서 국어 영역의 변별력이 낮아지면, 입시에서 수학과 영어, 탐구 영역 등 다른 영역의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 소속 김용진 동국대부속여고 교사는 17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올해 수능 국어는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았던 2022학년도 시험에 비해서 조금 쉽게 출제됐고, 9월 모의평가와 유사한 난이도”라고 밝혔다.

지난해 수능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9점으로 역대 두 번째로 높았던 반면, 9월 모의평가에서는 최고점이 9점 떨어진 140점에 그쳤다.

김 교사는 “최근 국어 영역의 출제 경향을 그대로 유지한 시험”이라며 “지문의 길이는 과거에 비해서 조금 짧아졌지만, 지문 내 정보량이 많고 학생들의 추론력이 요구된 시험”이라고 분석했다.

홀수형 기준 공통과목 독서영역의 12번, 17번이 고난이도 문제인 것으로 파악됐다. 12번은 사회 영역 지문으로 법령에서의 불확정 개념을 다뤘고, 17번은 과학 영역 지문으로 클라이버의 기초대사량 연구를 다뤘다. 김 교사는 “고난이도 문항이지만 두 지문 모두 EBS 교재와 연계된 지문으로, EBS 교재를 충실히 공부했다면 잘 풀 수 있는 구성”이라고 평가했다.

공통과목에서 문학영역과 선택과목인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모두 대체로 평이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진수환 강릉 명신고 교사는 언어와 매체 과목에 대해 “전체적으로 EBS 연계 교재에서 다룬 개념이나 원리, 문항이 출제돼 학생들이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라며 “파악할 정보가 많긴 했지만, 전체적인 난도는 높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최상위권 입시에선 국어보다 다른 영역의 비중이 확대될 전망이다. 김창묵 서울 경신고 교사는 “중위권에서는 국어의 변별력이 지난 수능과 유사하겠지만, 최상위권에서는 변별력 하락할 것”이라며 “최상위권에서 국어의 변별력이 다소 떨어지면 수학, 영어, 탐구 등 타 영역의 비중이 다소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