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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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임금불평등도가 줄어든 이유로 고소득 청년이 감소한 점이 꼽혔다. 저소득층이 중산층으로 올라가기보다는 전문직 등의 임금상승률이 낮아져 '다같이 못 살게 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또 청년 남성의 노동시장 진입은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됐다. 소위 '이대남(이십대 남성)'들의 불만이 일부 확인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고소득 청년 없어진다

27일 김문정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발간한 재정포럼 10월호에 실린 '청년 임금격차 추세 분석 및 정책함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김 연구위원은 2001년부터 2020년까지 노동패널조사를 활용해 청년층의 월급여 평균과 불평등지수의 추세를 분석했다. 정의된 청년 연령은 25~39세다. 월급여는 분석기간 중 2013~2017년에 다소 감소하다가 2017~2018년에 크게 증가했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컸던 시기다. 주당 근로시간은 대체로 감소하되 2001~2002년과 2013~2014년에 약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급여에 대한 불평등지수의 추세를 보면 금융위기 이후 대체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다만 2006~2008년과 2017~2018년에는 소폭 증가했다. 청년층의 불평등지수는 다른 연령대의 불평등지수에 비해서도 낮게 형성됐다.

하지만 이같은 수치에 대해 김 연구위원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단순한 해석을 지양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불평등도는 저소득자의 소득대비 고소득자 소득으로 계산된다. 저소득자의 소득이 늘어나거나 고소득자의 소득이 감소하면 나타날 수 있다.

소득수준별 임금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소득 하위 10%인 1분위를 제외한 2~10분위에서 고소득자일수록 상승률이 낮은 것으로 계산됐다. 고소득자인 상위 분위의 청년 임금이 상대적으로 덜 상승한 결과라는 것이다.

고소득자의 임금상승률이 낮았던 이유로는 고등교육의 임금수익률이 분석기간 크게 줄어들었고, 경력 및 전문직, 사무직 종사여부와 관련된 요인의 수익률이 크게 하락한 것이 꼽혔다. 열심히 공부를 하거나 전문직이 돼서 사다리를 오르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불평등도가 낮아진 것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대남 불만 사실이었나

김 연구위원은 이와 함께 잠재적 취업인구를 포함한 '노동시장참여지표'를 살펴본 결과 남성 청년층의 불평등지수는 악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비경제활동인구는 0, 비정규직 근로자는 1, 정규직 근로자는 2의 값을 부여해 미취업상태의 청년까지 포함한 지표를 구한 결과다.
자료=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자료=한국조세재정연구원
남성 청년층의 노동시장참여지표는 2000~2015년까지 1.4 이상을 유지하다가 2020년 1.2대로 하락했다. 불평등 지수는 0.7대에서 0.9대로 높아졌다. 남성 청년층의 취업여건이 악화하고 불평등도는 악화한 것이다. 소위 '이대남'들의 불만이 어느정도는 확인된 셈이다.

반면 여성은 노동시장참여지표가 증가하고 불평등지수는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 다만 김 연구위원은 "여성의 경우 혼인과 출산의 시기가 미뤄진 것과 직접적인 영향이 있기 때문에 노동시장 자체의 문제로 패턴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신규 노동시장 진입자인 청년에게는 노동생산성에 걸맞게 공정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며, 고등교육을 취득한 청년의 인적자본이 잘 활용될 수 있는 숙련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