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도 바꿀 맛'…'황복' 시장화 도전하는 경기도
중국 송나라 시인 소동파가 '죽음과도 바꿀 맛'이라고 극찬한 황복(사진)은 고급 어종인 복 중에서도 백미로 꼽힌다. 소동파는 황복을 하돈(河豚), 즉 '강의 돼지'라고 부르며 맛을 극찬했다. 그런데 이 황복이 국내에선 임진강과 한강에서만 잡힌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국내에서 치어 방류와 양식을 한지도 오래됐지만, 높은 가격으로 시장성이 떨어진다고 생각돼왔다.

경기도가 이런 토종 황복의 대중화에 도전한다.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는 "이달부터 ‘황복 친환경 양식기술 개발’ 시험연구에 착수했다"고 4일 발표했다.

황복은 복어목 참복과 물고기다. 바다에서 2~3년 성장 후 알을 낳기 위해 4~6월께 강으로 올라온다. 산란기인 봄에만 잡히는 고급 어종으로 자연산은 kg당 2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국내 황복 생산량은 9톤 내외로 유일하게 경기도에서만 생산된다. 이 중 1톤이 양식을 통해 생산됐다. 임진강과 한강에 인접한 파주시와 고양시, 김포시에서는 황복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매년 5㎝ 이상의 황복 치어를 방류하고 있다. 올해도 69만마리를 방류했다.

황복 양식은 2006년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시작해 2015년 충청남도수산연구소에서 자주복 수컷과 황복 암컷을 교배한 ‘슈퍼황복’이라는 품종을 개발해 민간 양식장에 보급하면서 본격화했다.

그런데 5g 내외의 황복 치어를 판매 가능한 크기인 300g 정도로 키우기 위해서는 2~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양식 기간 꼬리지느러미 소실과 입 모양 이상 등이 발생하면서 상품성도 떨어진다는 평을 받았다. 황복 소매가격도 뱀장어(㎏당 4만~5만원)보다 높아 가격경쟁력에서 밀렸고, 민간 양식장은 거의 사라졌다.

경기도는 이번에 황복 육성 기간을 현재 2년6개월에서 1년6개월로 1년 단축하고, 황복에 함유된 불포화 지방산인 EPA와 DHA 등 기능성 물질 향상을 위해 특화된 전용 사료와 수질관리 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입 주변 상처와 꼬리지느러미가 없어지는 원인 연구 및 치료대책도 마련하는 게 목표다.

김봉현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장은 “경기도는 자연산 황복이 유일하게 잡히는 지역이면서 수도권이라는 소비처까지 갖고 있다”며 “황복 양식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만큼 양식업체와 소비자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