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산업과학혁신원은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과 전문인력 교류 등을 담은 업무 협약을 맺었다.  /부산산업과학혁신원  제공
부산산업과학혁신원은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과 전문인력 교류 등을 담은 업무 협약을 맺었다. /부산산업과학혁신원 제공
부산산업과학혁신원(BISTEP·이하 비스텝)이 최근 해양 분야 정부 출연 연구원과 잇따라 협약을 맺고 있다. 지역 연구개발(R&D) 사업 고도화를 위해서다. 지역 단위 연구인력 네트워크를 전국적으로 확장하는 한편 해양 부문 정책 사업을 지역 수요에 맞게 개편하고 있다. 비스텝은 해양 부문 협약을 시작으로 지역 산업 전반에 맞춰 네트워크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비스텝은 지난 7월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을 시작으로 이달까지 한국해양과학기술협의회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등 해양 부문 정부 출연 연구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연구인력 간 교류와 네트워크 확대가 공동의 과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는 국가 및 지방 해양수산업 발전을 위한 해양 데이터 활용과 도시 어촌·어항 발전을 위한 협력을 강화한다. 한국해양과학기술협의회와는 친환경 연료 기반의 그린 포트 실현을,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과는 관련 기술 혁신을 위한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비스텝이 이 같은 행보에 나선 이유는 답보 상황에 놓인 지역 R&D 사업의 고도화를 위해서다. 비스텝에 따르면 부산시 재원이 들어간 공공 R&D 투자는 2014년 2559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급격한 성장(66%)을 보인 뒤 2020년까지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비스텝 관계자는 “지역 연구인력만으로 R&D 혁신을 주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 때문에 이번 사업을 추진했다”며 “정부 사업과 직접적인 연결망을 가진 출연연도 지역 수요에 맞는 산업 R&D를 기획할 수 있어 양측의 입장이 맞아떨어진 셈”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비스텝은 9000명에 달하는 해양과학기술 분야 산학연 전문가 인력 풀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정부 출연연과 비스텝이 공동으로 지역 수요에 맞는 R&D 사업을 기획하는 동시에 관련 분야 연구에 참여할 전문가를 다양하게 활용할 길이 열렸다는 평가다.

이런 시스템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비스텝이 보유한 ‘경험’ 때문이다. 비스텝은 부산시가 7년에 걸쳐 추진한 클러스터 조성 사업에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대행을 맡으며 사업 유치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부산 서구 암남동 일원 2만2250㎡ 부지에 조성한 수산물 가공부터 기업 지원, 수출까지 이뤄지는 부산의 미래 ‘먹거리’다. 비스텝 관계자는 “전국 연구인력과의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게 지역 산업 고도화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비스텝은 이번 협약을 토대로 ‘데이터 기반 해양 디지털 경제 육성 전략’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해양·수산 데이터 활용부터 시작해 인공위성과 메타버스 등을 접목하고, 신산업을 육성하는 계획안이다. 서용철 비스텝 원장은 “해양 부문부터 시작해 부산의 주력 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기관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