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이산가족 문제를 논의를 위해 남북 당국간 회담을 열자고 북한에 공식 제안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부가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당국간 회담을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권 장관은 8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오늘 정부는 남북당국 간 회담을 개최해 이산가족 문제를 논의할 것을 북한 당국에 공개적으로 제의한다"고 밝혔다.그는 "이산가족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지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과거와 같은 소수 인원의 일회성 상봉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과거의 일회성 상봉과 같은 방식으로는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의미로, 남북이 만나서 생사 확인과 서신교환, 수시 상봉 등 근원적인 해결책을 찾아보자는 뜻으로 해석된다.1988년 이후 지난 8월 현재까지 남한의 이산가족 생존자는 4만3746명으로 지난해 4만7577명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연령별로는 90세 이상 1만2856명, 80대 1만6179명, 70대 8229명 등 대부분이 고령자다.권 장관은 "남과 북의 책임 있는 당국자들이 빠른 시일 내에 직접 만나서 이산가족 문제를 비롯한 인도적 사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정부는 열린 마음으로 북한과의 회담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더불어 회담 일자, 장소, 의제와 형식 등은 북한 측의 희망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러면서 리선권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에게 통지문 발송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검찰이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과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의혹’ 수사를 위해 연이어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했다. 문재인 정부의 비리를 겨냥한 수사에 속도가 붙는 양상이다.대전지방검찰청 형사4부(부장검사 김태훈)는 19일 세종시 대통령기록관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수사팀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청와대가 월성 원전 1호기를 조기 폐쇄하는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고,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처에 부당한 지시를 내렸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대전지검은 최근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에게 배임교사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백 전 장관이 한국수력원자력에 손해를 입히는 결정임을 알면서도 한수원에 압력을 행사해 원전 조기 폐쇄를 강행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백 전 장관은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과 함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업무방해 혐의를 두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이준범)도 이날 오후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과 관련한 자료 확보를 위해 대통령기록관실을 압수수색했다. 대통령 기록물 중 탈북 어민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과정에서 정부의 의사결정이 담긴 문서를 선별해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15일 서호 전 통일부 차관을 시작으로 이 사건과 관련한 인물을 줄줄이 소환 조사하며 수사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수사팀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11월 청와대와 통일부, 국가정보원 등이 탈북 어민 2명에 대한 합동조사를 근거 없이 조기에 종료하고 어민들이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북한에 강제로 돌려보냈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청와대는 당시 어민들이 붙잡히기 전인 2019년 11월 1일부터 국정원에 ‘중대범죄 탈북자 추방 사례’를 문의하고 같은 해 11월 4일 열린 대책회의에서 북송 방침을 미리 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후 북송 당일인 11월 7일엔 법무부로부터 “(북송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판단이 나왔음에도 추방 조치를 강행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통일부가 2019년 11월 탈북 어민 북송 사건 당시 판문점에서 촬영된 약 4분짜리 영상을 18일 공개했다.영상에는 당시 탈북 어민들이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가기 전 대기하는 모습, MDL을 넘어가면서 저항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탈북 어민들은 안대를 쓰고 포승줄에 묶여 판문점 자유의집 2층 대기 공간으로 이송됐다. 탈북 어민 중 한 명이 MDL 앞에 앉아 머리를 찧으며 자해하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경찰특공대 등 현장 관계자들이 “잡아” “나와봐” 등을 외치며 달려가 어민을 일으켜 세웠다. 어민은 관계자의 손에 이끌려 군사분계선까지 이동했다.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