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지상 철도 지하화, 국제업무지구 개발, 용산공원 등 도심 재개발을 통해 용산을 한국의 허드슨 야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용산구청 제공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지상 철도 지하화, 국제업무지구 개발, 용산공원 등 도심 재개발을 통해 용산을 한국의 허드슨 야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용산구청 제공
“도심 재개발을 통해 용산을 한국의 허드슨 야드로 만들겠습니다.”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은 23일 “용산을 가로지르는 지상 철도를 지하화하고, 국제업무지구 개발, 용산공원 조성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뉴욕 맨해튼 서쪽에 있는 허드슨 야드는 철도 기지창을 개발해 초대형 복합단지로 조성한 곳이다.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와 함께 대표적인 도심 재탄생 사례로 꼽힌다.

박 구청장은 오랫동안 버려졌던 철도 용지를 완전히 새롭게 개발한 허드슨 야드처럼 용산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먼저 ‘남산 고도 제한’을 풀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1980~1990년대 도입된 고도 제한으로 개발 의욕이 상실되고 기반시설도 열악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박 구청장은 “남산을 배후로 둔 용산2가동, 이태원2동 일대가 대표적인 피해 지역”이라며 “부동산 가격이 올라 세금 부담은 커졌지만 주거 환경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용산구의 대부분 지역이 재개발, 재건축 예정지에 해당할 만큼 전반적인 주거 상황이 열악하다는 점도 숙제다. 그는 “한남뉴타운에 있는 빈집은 265가구로 4년 만에 두 배 넘게 늘었다”며 “오래된 집이 늘다보니 젊은 층 유입은 제자리고 빈집만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이 옮겨 온 지금이 용산 개발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용산의 숙원 사업을 공론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의지도 있기 때문에 계획된 개발들이 구민이 체감할 수 있는 속도로 이뤄지도록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용산국제업무지구를 하이테크 단지로 개발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낙후된 주변 지역 개발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서부이촌동, 원효2동 일대는 국제업무지구 배후 주거지로 주택 공급을 담당하고 업무지구 내 인프라를 누릴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용산전자상가 일대도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신사업 낙수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ICT에 기반한 미래도시 인프라도 구축한다. 박 구청장은 “스마트도시계획을 수립하고 5년간 관련 서비스 35개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올해 총사업비 12억원을 투입해 용산 네트워크 고도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교육 환경 개선도 추진한다. 교육 문제가 용산의 가장 취약한 부분 중 하나라는 판단에서다. 용산공원과 국제업무단지 개발에 발맞춰 교육 인프라를 강화할 방침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젊은 층 인구 유입, 생활 인프라 조성과 함께 교육 환경 개선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특히 국제업무지구 내에 주재원 자녀들을 위한 국제학교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그는 “서울교육청 이전을 계기로 교육특구 지정을 논의할 것”이라며 “공교육 내실화를 통해 개인별, 학교별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고 교육 결손 및 격차를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업무단지에 입주한 해외 기업, 단체와의 협력을 통한 인턴십 제도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대사관, 국제기구, 외국 기업 등이 입주하면 인턴십 등 다양한 진로 체험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영어 특화 교육 등 필요한 교육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 과정에서 구민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조직도 만든다. 그는 “용산공원 등을 조성하는 데 의견을 낼 수 있는 창구가 없다”며 “서울시 용산개발청에 용산구 직원을 파견하는 등 입장을 충분히 낼 수 있는 기구를 만들기 위해 조직 개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

△경남 의령(61)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이화여대 정치학 석사
△용산구 의원
△자유한국당 부대변인
△국민의힘 용산구 부동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제20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용산구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