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 15일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전남을 비롯한 남해안을 신해양·친환경·문화관광 수도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전라남도  제공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 15일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전남을 비롯한 남해안을 신해양·친환경·문화관광 수도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전라남도 제공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디지털 변화와 기후 위기가 가져온 에너지 대응 등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전남을 비롯한 남해안을 신해양·친환경·문화관광 수도로 키워나가겠습니다.”

민선 7기에 이어 재선한 김영록 전남지사(더불어민주당)는 지난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해안 남부권에 경제 수도인 수도권과 행정 수도인 충청권에 버금가는 한반도의 새로운 성장거점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주산업·소재산업벨트를 구축하고, 글로벌 해양관광벨트를 이어 ‘남해안 남부권 초광역 성장축’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 지사는 “광주광역시와 손잡고 첨단 반도체 특화산업단지를 지어 상생과 지역 발전의 ‘두 마리 토끼’도 잡겠다”고 덧붙였다.

▷민선 7기에 기업 유치에 주력했습니다. 이어갈 전략이 있습니까.

“민선 7기에 1000개 기업 유치를 목표로 적극적인 정책을 편 결과 1002개 기업과 협약을 맺고 일자리 3만1000여 개를 만들었습니다. 성과를 인정받아 전라남도는 올해 ‘전국 지자체 일자리 대상’ 대통령상을 받았습니다. 민선 8기에도 ‘먹여 살리는 일이 정치의 첫째 할 일’이라는 식위정수(食爲政首)의 마음으로 일자리 창출에 나서겠습니다. 목표는 3만5000개인데요. 광주시와 함께 반도체산업 유치를 추진하고 데이터, 2차전지, 해상풍력, 우주·항공, 바이오·의약, 관광 등 지역의 비교우위 산업 투자에 집중하겠습니다. 파격적인 투자 유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정부와 발맞춰 기회발전특구 등을 지정하는 등 기업 유치를 위한 기반을 착실히 갖춰 나가겠습니다.”

▷전남은 반도체 불모지입니다. 특화산업으로 이끌 복안은요.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메타버스 등 미래 기술을 구현할 핵심 산업이자 쓰임새가 무궁무진합니다. 전남과 광주는 삼박자를 고루 갖춘 반도체 특화단지 건립의 최적지라고 판단합니다. 광주의 AI산업과 연계한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전남에 들어설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의 ‘미세 기술’, 넓고 저렴한 용지와 전력망·수자원 등 외부 요건, 이 세 가지 조건이 우수합니다. 전남과 광주는 상생 1호 협력사업으로 반도체 특화 산단 조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전남은 전력반도체에, 광주는 미래 AI 반도체에 강점이 있습니다. 광주·전남·대구·경북 등 영호남 4개 시·도는 반도체 동맹까지 결성했습니다. 지방대학을 중심으로 반도체 관련 인재를 키워 지역에 반도체산업 생태계가 선순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앞장서겠습니다.”

▷국민의힘 반도체 특위 자문위원에 선정됐습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직접 들어가야 한다’는 심정으로 국민의힘 반도체 특별위원회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반도체 특위 자문위원으로서 여당인 국민의힘과 소통해 영호남 4개 시·도의 유치 당위성을 알리고 지방대학 반도체학과 신설 또는 정원 증원 등을 요구하겠습니다. 반도체산업은 그동안 수도·충청권을 중심으로 육성돼 지역 불균형의 원인이 됐습니다. 경제 안보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아요. 적어도 호남과 영남에 한 곳씩 특화 산단이 지정될 수 있도록 영호남이 뭉쳐 온 행정력을 모으는 데 보탬이 되겠습니다. 아울러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 정부가 반도체 기업의 비수도권 투자를 유도할 수 있도록 제도 개편과 인센티브 부여 방안 마련을 촉구하겠습니다.”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뒤집으면서 해상풍력 발전산업이 위기입니다.

“정부가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조화시키는 ‘에너지 믹스’ 정책을 펼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전라남도의 해상풍력 사업도 흔들림 없이 추진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당시,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해상풍력 분야에서 상호 투자와 기업 협력이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합의했습니다. 전라남도의 해상풍력 조성사업은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주권 확보뿐만 아니라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입니다. 유지 보수 등 상시 고용 6000명을 비롯해 발전단지 개발, 부품 생산, 건설, 운송 등 직·간접 일자리 12만 개를 창출하겠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인 8.2기가와트(GW) 해상풍력 발전단지 사업을 연관 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전남형 상생 일자리’로 삼아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겠습니다.”

▷군 공항 이전 등 광주시와 얽힌 현안이 많습니다.

“광주와는 역사·문화·사회적으로 한뿌리이고, 경제적으로도 공동 운명체예요. 그래서 지난 6월 강기정 당선인과 만나 반도체 산단 유치, 전남 의대 설립, 광주 군 공항 이전 등 지역 현안 해결 방향을 놓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민선 8기에는 광주와 함께 초광역 경제공동체를 구축해 지역 경쟁력을 높이고 상생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데 주력하려고 합니다. 화순백신산업특구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서남권 원자력의학원 유치, ‘광주 군 공항 특별법’ 제정, 광역 교통망 연결 등 다양한 상생 활동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전남은 수산업에 강점이 있습니다.

“수산업은 전남의 주력 산업 중 하나입니다. 전복, 김, 다시마 등은 전국 생산량의 대부분이 전남에서 나오고, 전국 수산물의 59%가 전남산입니다. 지난해 수산물 생산액이 3조1000억원인데 4조원을 목표로 ‘전남 10대 핵심 품종 산업화’를 추진하겠습니다. 덧붙여 이제는 단순한 생산을 넘어 가공산업을 육성하려고 합니다. 풍부한 원물 생산력에 가공을 통해 부가가치를 올린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망을 넓혀 전국 제1 수산도의 명성을 이어가겠습니다.”

▷무안국제공항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무안국제공항은 2년 후면 호남고속철도가 연결됩니다. 서남권 공항으로서는 가장 좋은 교통 여건을 갖게 돼요. 요즘 저비용항공사의 국제선 진출이 활발한데 저비용항공사 취항 공항으로도 최적지입니다. 호남을 아우를 수 있으니까요. 국제선이 늘어나면 방대한 인천공항을 보완하는 역할도 가능해집니다. 경전선 등 남해안 철도가 완공되면 영남 일부 지역의 이용객 확보도 가능해집니다. 이용객이 늘어나면 물류산업 발전도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머지않아 무안국제공항이 남부권 거점공항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호남 정치’ 복원을 강조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세대와 계층, 남녀, 이념, 지역 간 갈등으로 백척간두의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호남은 일제강점기 학생운동, 민주화운동 등 역사적으로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역사의 물줄기를 바로잡고 그 위상도 드높여 왔습니다. 산업화가 빛을 발하는 것도 민주화의 기반 위에 서 있기 때문이죠. 지역민들은 김대중 대통령 이후 호남 정치가 약화한 것을 안타까워합니다. 역사·연대 의식은 물론 인구와 호남 출신 국회의원이 줄어드는 등 호남의 정치적 영향력이 많이 줄었어요. 그래서 ‘호남 정신’을 복원해 사회 통합과 국가 균형발전 측면에서 큰 역할을 하는 데 앞장서고자 합니다. 호남 정치인이자 민주당 재선 광역 자치단체장으로서 책임감이 큽니다. 정치권에서도 호남의 목소리가 무엇인지, 편견과 차별은 어떻게 극복할 건지 깊은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광주=임동률 기자

■ 김영록 지사 약력

△전남 완도(67)
△광주제일고
△건국대 행정학과
△시러큐스대 맥스웰행정대학원
△행정고시(21회)
△행정자치부 홍보관리관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민주당 원내부대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제18~19대 국회의원
△문재인 정부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제38~39대 전남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