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파업현장 찾은 이정식 장관 '분 단위 일정'…최악 사태 면할까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9일 국무회의가 끝난 이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조합 파업이 진행되고 있는 거제도를 찾았다. 이후 노사 모두를 면담하기 위해 긴박한 '분 단위 일정'을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공권력 투입 전 막바지 설득 작업이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1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 이후 모든 일정을 취소한 후 헬기에 몸을 실었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지난달 2일부터 임금 30% 인상과 전임자 등 노조활동 인정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지회는 현재 옥포조선소 제1도크에서 건조 중인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점거하고 농성 중이다.

이 장관은 외에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도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파업 현장을 방문했다.

이후 하청지회 부지회장의 안내를 받아 원유운반 선박에서 스스로를 감금하고 농성투쟁을 벌이고 있는 하청지회의 농성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10분여간의 면담이 끝나면 이후 다시 이동해 하청지회 김형수 지회장과 부지회장, 금속노조 부위원장도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는 하청지회의 상급단체(본조)다.

이후엔 곧바로 원하청의 사측 관계자들을 만나게 된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와 이영호 부사장, 권수오 협력사 회장 등이 이 장관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이날 하루종일 분단위로 긴박하게 움직이며 원하청 노사 관계자들을 만나 설득 작업에 나선다. 바늘하나 꽂을 틈이 없는 빽빽한 일정이다. 고용부 측은 "이 장관은 당사자 간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해결 노력과 불법행위 자제 등을 당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이 장관의 이번 방문이 노조에 대한 정부의 막바지 설득 작업이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국무회의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에서 ‘대우조선과 관련해 공권력 투입까지 생각하고 있는지’라는 질문에 “국민이나 정부나 기다릴 만큼 기다리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투입 시기에 대해서도 “산업현장에 있어서 또 노사관게에 있어서 노든 사든 불법은 방치되거나 용인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권력 투입이 입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는 전날 ‘대우조선해양 사태 관련 관계부처 합동 담화문’을 내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대응’을 예고하는 등 ‘최후통첩’을 날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우조선해양 하도급업체 노동조합에 대해 형사처벌과 손해배상 청구 방침을 밝혔다. 불법 점거를 중단하지 않으면 공권력을 투입하겠다는 뜻도 재차 나타냈다.

다만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할 경우 ‘유혈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현재 점거 농성 중인 노조원 중 한 명은 선박 바닥에 ‘쇠창살 케이지’를 설치하고 용접으로 출입구를 막아 스스로를 감금한 상태이며, 6명은 20m 높이의 ‘수평 프레임’ 위에서 고공 농성 중이다.

여당인 민주당도 "공권력을 투입할 경우 제2의 용산참사, 제2의 쌍용차 사태가 우려된다"며 당 내 TF(전담팀)를 통해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