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교체 작업 중 부러진 400년된 천연기념물 은행나무. 연합뉴스
지지대 교체 작업 중 부러진 400년된 천연기념물 은행나무. 연합뉴스
서울 성균관 문묘(文廟)의 천연기념물 은행나무가 지지대 교체 작업 중 크게 파손됐다. 이 은행나무의 수령은 400년 정도로 추정된다.

1일 종로구청은 이날 낮 12시25분께 문묘의 명륜당 경내에 있는 은행나무 지지대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직경 90㎝, 30㎝ 정도의 가지 2개가 부러졌다고 밝혔다.

이날 작업은 나무 수리·보수를 하는 한 업체가 진행했고, 오래된 나무의 지지대를 교체할 때는 기존의 것을 대체할 지지대를 먼저 설치한 뒤 작업해야 하지만 대체 지지대 없이 작업하다 가지가 부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높이 26m, 가슴높이 둘레 12.09m에 이르는 이 나무는 '서울 문묘 은행나무'로 불리며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임진왜란 당시 불에 타 없어졌던 문묘를 다시 세울 때 함께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오는 2일 오전 문화재 위원, 수목 관련 전문가 등과 함께 현장을 방문해 나무의 생육 상태와 정확한 피해 상황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작업 과정에서 안전 조처를 위반한 내용이 있는지 철저히 조사할 예정이다.

현행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문화재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지정문화재를 파손하거나 훼손한 경우, 수리업자의 자격을 취소하거나 등록을 정지·취소할 수 있다.

한편, 현재 부러진 가지는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잘라낸 상태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