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 전문가 적극 초빙해야…교수 부족·현장 교육 애로 해결"
“훌륭한 교수진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진 게 사실입니다. 높은 연봉을 주는 기업과 경쟁해서 교수를 데려와야 하니까요. 그래서 조지메이슨대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풀타임으로 근무하며 대학에서 파트타임으로 강의하는 겸임교수를 적극적으로 초빙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교수들은 학생 교육을 위한 중요한 자원입니다.”

지난 16일 인천 송도 한국조지메이슨대 캠퍼스를 찾은 마크 긴즈버그 조지메이슨대 부총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반도체·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전문가를 데려오지 못해 교수 채용에 난항을 겪는 한국 대학들과 상황이 비슷해 보이지만, 고민은 정반대다. 서울대가 지난해 학칙을 개정해 구글 엔지니어를 겸임교수로 채용하기도 했지만, 아직 이런 사례는 극소수다.

긴즈버그 부총장은 “공학과 자연과학뿐 아니라 공공정책, 의료, 법률 등 다양한 분야의 현장 전문가를 겸임교수로 초빙하고 있다”며 “이들이 교수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했다.

조지메이슨대는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연구중심대학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교수 2명이 재직 중인 경제학과가 유명하다. 긴즈버그 부총장은 올해 조지메이슨대 개교 50주년을 맞아 한국조지메이슨대를 찾았다. 2014년 송도 인천글로벌캠퍼스에 문을 연 한국조지메이슨대는 조지메이슨대의 5개 캠퍼스 중 하나다. 경영·경제·국제·데이터과학 등 6개 학위 과정을 운영하고, 미국 캠퍼스와 똑같은 학위를 수여한다.

긴즈버그 부총장은 “비록 캠퍼스 위치는 떨어져 있지만 한국 캠퍼스는 미국 캠퍼스와 같은 하나의 대학”이라며 “미국 캠퍼스 교수들이 한국을 방문해 동일한 질의 강의를 한다”고 했다. 미국 캠퍼스에서는 매년 150명의 학생이 한국 캠퍼스를 찾아 공부하고, 한국 캠퍼스 학생들도 졸업하기 전에 미국 캠퍼스에서 공부해야 한다.

대학은 전문지식을 갖춘 인재보다 다재다능한 통합형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는 게 그의 교육관이다. 최근 ‘기술 인재’ 수요가 늘어나면서 학부생 수준에서도 전문지식을 가르쳐야 한다는 목소리와는 대조된다. 긴즈버그 부총장은 “한 엔지니어링 기업 임원이 최근 ‘조지메이슨대를 졸업한 엔지니어들은 소통하는 글을 쓸 줄 알기 때문에 고용하고 싶다’고 했다”며 “공학도도 글쓰기에 능통해야 하고, 인문학도도 수리적 데이터나 과학기술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재정 구조는 국내 대학과 크게 다르다. 조지메이슨대 예산의 40%는 학생 등록금에서 충당한다. 주립대학임에도 정부 지원은 20% 미만이다. 반면 국내 대학은 정부 규제로 14년째 등록금이 동결돼 있어 학생 등록금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낮다. 긴즈버그 부총장은 “올해는 등록금이 약 3% 인상될 예정인데, 미국 물가상승률이 8%임을 감안하면 적당한 수준”이라고 했다.

최예린 기자/사진=김병언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