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23일 주당 12시간으로 제한된 연장근로시간을 월 단위로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는 주 40시간의 정규근로시간 외에 연장근무가 12시간으로 제한되는데 이 연장근로시간을 월 52.1시간(30일 기준, 주당 기준으로 환산하면 12시간) 단위로 관리해 주 52시간 근로제를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을 공개했다. 현행법상 주당 연장근로는 12시간으로 제한되지만 월 단위로 운용하면 한 주에 12시간 이상 일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고용부 관계자는 “급하게 주문이 밀려들어오는 상황에서도 연장근로가 제한돼 납기를 맞추지 못하는 등 그간 기업이 겪은 애로사항을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지난해 4월 유연근로제를 보완하는 등 경직된 주 52시간제 보완 조치를 시행했지만 여전히 유연근로제 활용률은 10%에 못 미친다”며 ‘연장근로시간 월 단위 총량관리제’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이 같은 방안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 초 밝힌 국정과제에 없던 내용으로 ‘획기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노동계는 반발했다. 과도한 근로시간으로 건강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민주당이 법 개정에 협조할지도 미지수다. 월 단위 총량관리제를 도입하려면 근로기준법을 바꿔야 한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직된 근로시간 제한 규정에 유연성을 부여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법률 개정 사항인 만큼 야당과 노동계로부터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구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