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나온 열무김치 업체…여전히 72개 학교에 김치 납품한다
최근 학교 급식으로 나온 열무김치에서 잇따라 죽은 개구리가 나온 가운데, 이 열무김치를 납품한 업체가 여전히 72개 학교에 김치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청은 해당 업체의 과실임이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각 학교가 계약을 무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2일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에 따르면 A업체는 서울 72개 학교와 급식 납품 계약을 유지 중이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에 있는 B고등학교에서 급식으로 나온 열무김치말이 국수에서 개구리 사체가 발견됐는데, A업체는 이 학교에 열무김치를 납품했다.

B고등학교 급식에서 개구리 사체가 발견된지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A업체와 계약을 해지한 학교는 두 군데다. 사건이 발생한 B고등학교 이외에는 중학교 한 곳뿐이다. 나머지 72개 학교는 식약청 조사 결과와 처분이 나올 때까지 기존의 계약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72개 학교는 A업체의 과실이 명백하지 않다는 이유로 계약 해지를 미루고 있다. 이날 이물질이 발견된 열무김치말이국수에는 열무김치 외에도 국수, 계란, 오이채나물, 무초절임 4가지 재료가 들어갔다. A업체의 열무김치 때문에 개구리 사체가 섞였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논리다.

임영식 학교보건진흥원장은 “해당 업체의 귀책사유가 명백하면 계약 해지가 쉽지만, A업체는 ‘개구리 사체가 열무김치에서 나온 게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식약청 조사 결과가 확실히 나오기 전까지는 A업체 잘못이라고 판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급식 계약 개별 학교장과 식재료 잡품업체 간의 계약이므로, 교육청이 간섭할 수 없다”고 했다.

A업체는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평가에서도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번 사건 이후 지난 2일 경인식약청은 해당 업체에 대한 HACCP 평가를 실시했는데, 1차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시정명령을 내린 후 재평가할 예정이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