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출범에 따라 국내 30대 그룹이 검사 판사 출신 사외이사를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이 준법 경영이나 향후 기업 수사 등에 도움이 되는 사외이사를 확보하기 위해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영향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국내 30대 그룹 중 219개 기업의 올 1분기 사외이사 795명의 이력을 조사한 결과를 지난 10일 내놨다. 관료 출신이 228명으로 전체의 28.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26.9%(214명)에 비해 1.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여전히 교수 등 학계 출신 사외이사가 34.8%로 가장 많았지만, 비중은 지난해보다 1.7%포인트 낮아졌다. 관료 출신 중에는 법원과 검찰 출신이 86명(관료 출신 가운데 37.7%)으로 가장 많았다. 법원(판사) 출신이 지난해보다 10명 늘어난 45명(19.7%)으로 많았고, 검찰 출신은 작년보다 5명 증가한 41명(18.0%)이었다. 이는 여타 관 출신 사외이사가 대부분 지난해와 비슷한 수를 유지한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올해 신규 선임된 167명의 사외이사 가운데는 관료 출신이 51명으로 30.5%를 차지했다. 신규 사외이사 중 검찰과 법원(판사) 출신은 각각 13명으로 전체 관료 출신의 절반을 넘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기업 운영에 자율성을 강화하는 대신 불공정 행위에는 강력한 처벌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해온 만큼 기업의 법조 출신 사외이사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