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부산 기장군 동백항에서 발생한 경차 추락 사고 구조 현장 /  사진 =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 3일 부산 기장군 동백항에서 발생한 경차 추락 사고 구조 현장 / 사진 =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 3일 부산 기장군 바다에서 차량이 추락한 사고에 대한 보험사기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전에 이들 가족에게 발생한 비슷한 사고가 있어 경찰이 수사 중이다.

13일 부산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15일 강서구 서낙동강 강둑길에서 발생한 차량 추락사고를 재수사하고 있다. 이들 사고 현장에는 모두 A씨(43)가 있었기 때문.

지난 3일 오후 2시15분쯤 기장군 일광면 동백항 인근에서 A씨와 그의 여동생 B씨(40)가 타고 있던 스파크 차량이 바다에 빠졌다. A씨는 스스로 탈출했지만, 운전석에서 안전벨트를 매고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울산 해양경찰서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운전석에 있던 A씨가 차량 추락 직전에 조수석에 있던 B씨와 자리를 바꿨다. 당시 운전석 창문은 닫혀 있었고 조수석 창문은 활짝 있었다.

뇌종양을 앓고 있던 B씨 명의의 5억원 한도 자동차상해보험 법정상속인은 올해 2월 A씨로 변경된 점 등 의심스러운 정황도 파악됐다.

이에 대해 A씨는 B씨의 운전 미숙으로 발생한 단순사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10개월 전인 지난해 7월15일에는 부산 강서구 서낙동강 강둑길 경사로에서 모닝 차량이 미끄러져 강으로 추락하면서 A씨의 아버지인 C씨(당시 76세)가 숨졌기 때문.

A씨는 '아버지와 낚시를 마치고 헤어졌으나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신고했고 119구조대는 강바닥에 가라앉은 차량에서 숨진 C씨를 발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A, C씨가 각자 차량을 타고 서낙동강 강둑길로 진입하는 모습을 방범용 CCTV를 통해 확인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CCTV에는 A씨 차량이 나오는 장면만 포착됐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평소 C씨가 낚시를 자주하던 장소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석진 곳에 위치해 있고 인근에 CCTV가 거의 없다.

2종류의 암을 앓고 있었던 C씨의 명의로는 2년 전 가입한 운전자보험 외 암보험, 상해보험 등 5개 정도가 있었다.

경찰은 C씨와 마지막으로 함께 있었던 A씨의 행적과 C씨가 가입한 보험과 보험금 수령자 등을 수사했으나 당시 보험사기로 의심할 만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 그의 1억원이 넘는 C씨의 보험금은 자녀들에게 지급됐다.

지난 4월에도 비슷한 차량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4월18일 오후 7시30분쯤 부산 강서구 생곡동 둔치도 부근에서 B씨가 타고 있던 티볼리 차량이 바다에 빠졌다. 당시 A씨가 사고 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사고는 수심이 낮아 인명피해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B씨가 스스로 운전석에서 걸어나와 경찰에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났다'고 진술하면서 사건은 현장 종결됐던 바 있다.

경찰은 이들 가족에게 10개월간 비슷한 차량 추락사고만 3건이며 보험사기 의혹이 제기된 만큼 놓친 부분이 없는지 다시 조사하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