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사진=뉴스1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하는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검수완박법)이 통과됐어도 노동 분야 수사권은 여전히 검찰에게 있다는 국회 전문가들의 해석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30일과 지난 3일 잇따라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 단독 표결로 통과시키면서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6대 범죄(대형참사, 방위사업, 공직자, 선거, 부패, 경제범죄)에서 2대 범죄(부패, 경제범죄)로 대폭 축소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검찰이 노동 분야에서 수사권을 유지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 105조가 “근로기준법이나 그 밖의 ‘노동 관계 법령’에 따른 수사는 검사와 근로감독관이 전담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하는 검수완박법과 상충된다.

올해 초 대검찰청도 일선 검사들에게 배포한 중대재해법 벌칙 해설서에서 “근로기준법 105조에 따라 검사가 중대재해 수사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사가 노동분야 직접 수사권"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13일 국회 법제실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검수완박에도 여전히 노동 분야 범죄는 검사가 직접 수사권을 가진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근로기준법은 특별법이라 일반법인 검찰청법·형사소송법에 우선한다”며 검찰 수사권이 유지된다고 봤다. 근로기준법이 특별법이라는 해석에 따르면 검수완박법 개정과 무관하게 검사의 노동 수사권은 박탈할 수 없다.

특히 정부는 검찰 수사권이 유지되는 ‘노동 관계 법령’에 근로기준법은 물론 노동조합법, 산업안전법 등 약 37개 법이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즉 부당노동행위, 임금체불, 근로시간 위반, 산업안전보건 등 노동 분야 전반에 대해 검찰의 직접 수사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행위에 대한 수사도 가능하다. 중대재해법에는 수사와 관련한 특별 규정 자체가 없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에 근거해 검사와 특별사법경찰관인 근로감독관이 중대재해 수사를 전담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이렇게 되면 중대재해 수사도 검사의 직접 수사가 가능하다.
◆고용부 "수사 체계 변화 없다"…기업 "검찰 적극 개입할 우려"
중대재해법 수사는 고용부 특별사법경찰관이 하되 검사가 수사를 지휘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검사의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수사지휘 조항인 형사소송법 245조의 10은 검수완박으로 인한 형사소송법 개정에서도 그대로 살아남으면서, 사실상 검찰의 특사경에 대한 지휘·명령 체계는 유지된다고 보는 게 법조계의 해석이다.

고용부도 국회에 보고한 자료에서 "검수완박법에도 불구하고 특사경(근로감독관)에 대해 검사가 수사 지휘를 할 수 있다는 규정은 그대로 두고 있다"며 "근로감독관이 노동관계법 수사를 하고, 검사가 수사지휘를 하는 노동 수사의 기본 체계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수완박으로 인해 수사권이 대폭 축소된 검찰이 기존 수사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수사력을 노동 분야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경영계에선 검찰이 중대재해처벌 수사 등에 기존 수사력을 대거 투입하면서 과잉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검찰이 예전처럼 특별사법경찰관(근로감독관)에 대한 수사 지휘 수준에 만족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전문성 있는 검찰의 수사력이 집중 투입되면서 중대재해 관련 기소율도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검찰 입장에서는 이제는 수사 단계보다 기소 이후 단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에, 특사경의 수사가 다소 미진해도 일단 기소를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실 보좌관이었던 김가헌 변호사는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에서는 검사의 수사권을 해당 사건과 동일한 범죄 사실의 범위 내로 제한하는 등 검찰 수사권이 대폭 축소됐다"며 "하지만 검사의 직접 수사를 허용하는 있는 근로기준법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면서 법령 간 체계 모순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