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故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사진=故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한국 영화계의 큰 별 고(故) 강수연이 11일 동료들의 배웅을 받으며 영면에 든다.

고 강수연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영결식을 엄수한다.

장례위원회에 따르면 배우 유지태가 사회를 맡고 위원장인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과 임권택 감독, 배우 문소리와 설경구, 연상호 감독이 추도사를 맡는다. 이어 동료 영화인들의 추도 영상이 상영된다.

영화인장으로 치러지는 고 강수연의 장례는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된다.

한국 배우 최초로 '월드 스타'로 불렸던 강수연은 지난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그는 중환자실에서 사흘째 의식 불명 상태로 입원 치료를 받다 지난 7일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유해는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돼 용인공원에 안치된다.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4살 때 아역 배우로 데뷔한 후 반세기 넘게 한국 영화와 함께 했다. 1983년 드라마 '고교생 일기'로 스타덤에 올라 하이틴 스타로 거듭났으며 '고래사냥2'(1985),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1987) 등의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며 대종상 첫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임권택 감독의 파격적인 소재의 영화 '씨받이'(1987)를 통해 베니스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로 모스크바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월드 스타'로 거듭났다.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수상한 한국 배우는 고인이 최초였다.

이후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89), '경마장 가는 길'(1991), '그대안의 블루'(1992) 등 작품을 연달아 흥행시키며 대한민국 영화계에 한 획을 그었다. '대종상영화제',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등을 휩쓸었고 국내외 영화제 여우주연상만 10차례 받았다.

1990년대 중 후반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 등 페미니즘적 성격이 강한 작품 통해 한국의 여성상 변화를 표현해 호평받았다.

2001년엔 SBS '여인천하'의 정난정 역으로 화려하게 브라운관에 복귀했고 35%라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2007년엔 MBC '문희'를 선보였다. 2013년 독립영화 '주리' 이후 연기 활동을 줄이는 대신 문화행정가로 활동했다.

강수연은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SF 영화 '정이' 촬영을 마치고 올해 공개를 앞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이'는 고인의 유작이 됐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