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니저님! 컴퓨터에서 떨어져 주시고 짐을 정리해 주세요.”유럽계 외국기업에 근무하던 A매니저는 연말인사에서 회사의 구조조정 얘기가 나왔을 때, 마치 구조조정은 본인과는 관계없는 이야기로 생각하고 별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여러 개의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고 그 중 하나의 프로젝트는 본인이 깊게 관여를 하고 있다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하지만 연말을 며칠 앞두고 찾아온 인사팀 직원을 보는 순간, 숨이 멎은 듯했고 인사팀 직원으로부터 전해지는 퇴사 통보와 함께 알려주는 몇 가지 안내 사항들은 귓전으로 들리지 않았습니다.국내 기업에서는 갑작스럽게 퇴사 통보를 하더라도 며칠 간의 말미를 주어 짐을 정리할 시간도 주고 여유를 가지고 환송회도 하는데, 일부 유럽계 기업의 경우는 통보 즉시 그 자리에서 짐을 정리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어 생경함이 있었습니다.국내 서비스기업에서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일했던 B상무는 택시로 퇴근하는 길에 CEO로부터 걸려온 전화로 퇴직통보를 받았습니다. 퇴직 후 중소기업에서 전무로 일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날의 기억은 또렷이 남아 있습니다.대기업 제조회사 기술담당으로 근무했던 C 상무 또한 얼마 전에 만났는데도 10년이 가까워 오는 지금까지 퇴직통보를 받은 날짜와 시간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그 날의 충격을 잊지 못하고 있다는 그는 다시는 그런 기억을 갖고 싶지 않다고 얘기를 합니다.오너가 아닌 다음에야 이런 일은 피해갈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생명 연장의 기술을 개발하는 것처럼 커리어관리를 통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좀 더 나은 자리로 좀 더 오랫동안 현직에 머무르고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그러기 위해서 오늘은 커리어관리에 간절함을 담아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자 합니다.많은 분들의 커리어상담을 하다 보면 “아직 그럴 여유가 없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아닌 것 같다” 등의 이유로 커리어관리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갖가지 이유를 듣게 됩니다.당장 눈 앞에 놓인 업무를 하나하나 헤쳐 나가는 것이 우선이고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것이 급선무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위에 예를 들었던 A매니저의 경우처럼 커리어관리가 지금 내 ‘일’이 아니면 정작 당사자가 모르는 사이에 커리어관리에 금이 갈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지난 20년 동안 헤드헌팅과 커리어컨설팅을 하면서 커리어관리에 있어 여러가지 방안과 해결책을 제시해 주었지만 그것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은 분들은 1년 또는 2년이 지난 후 저에게 다시 찾아와 “그 때 말씀을 들었어야 했는데 미안합니다. 지금이라도 어찌 방법이 없을까요?”라고 묻습니다. 컨설팅을 하는 입장이기에 어쩔수 없이 요청한 분들의 상황에 맞는 다른 방법을 다시 알려주지만 이미 시간이 지난 상태에서 변화된 환경을 받아들이는 대상자의 입장에서는 더 좋은 조건을 만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간절함이 필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저를 다시 찾아와 커리어를 이어간 분들에게는 이전에 없었던 ‘간절함’이 있었습니다. 커리어의 연장을 위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가장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대외적으로 본인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등등의 이유가 간절함의 시발점이 되어 있었는데, 그 간절함이 진정성과 더해졌을 때는 새로운 도전에 커다란 힘을 발휘하게 해 주었습니다.우리가 책을 읽고 배움을 깨우치는 이유는 더 많은 지식과 더 나은 삶을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함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앎’을 위해 책을 읽고 경험을 쌓는 것처럼 본인의 커리어관리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지속적으로 쌓는다면 경쟁력을 키우면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다 많은 분들이 사례에서 보여준 간절함을 더한다면 생존은 ‘우연’이 아닌 ‘당연’이 될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집니다.간절함이 필요 없다고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지금 당장은 아니다”라고 얘기하기보다 많은 선배들의 지나간 시간들 속 ‘후회’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분들도 처음에는 간절함이 없었습니다. 그로 인해 어렵고 힘든 시련의 시간을 보냈고 이제 ‘간절함이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반면에 간절함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다면 오늘 이 시간은 여러분에게 변화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이렇게 주어진 변화의 기회를 통해 커리어관리에 간절함을 담아 직장인으로서의 생존과 커리어의 성장을 담보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여러분의 경쟁력도 함께 끌어올려 줄 것입니다.박선규 마이더스HR 대표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에는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의 희곡 '바냐 아저씨'속 대사가 인용된다. 헤아릴 수 없는 슬픔을 간직한 주인공에게 영화 속 또 다른 인물이 수어로 말한다.“바냐 아저씨, 우리 살아가도록 해요. 길고 긴 낮과 긴긴밤의 연속을 살아가는 거예요. (이하 생략)”영화 속에서 주인공에게 건네는 이 문장은 “당신이 얼마나 힘들지 잘 알고 있으니 덤덤하게 살아가자”는 메시지로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꿈은 꿔도 되지만…'꿈의 직장은 없다'직장인들의 삶도 이와 같다. 현재 처한 상황이 녹록하지 않지만 꿈에 그리는 완벽한 직장은 없으니 ‘그냥 살아가는 곳’ 또는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장소’가 바로 회사다. 옮겨봐야 별수 없다는 점도 잘 안다.그래도 누군가는 여전히 꿈을 꾸기 마련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 따라 판교로 상징되는 플랫폼·게임 등 IT기업들은 제조업 중심의 주요 대기업으로부터 인재를 수혈하기 시작했다. ‘원서만 내면 옮길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직이 수월해졌다. ‘이직감정’은 서로에게 전이됐다. 보통 10년 남짓의 경력을 쌓았던 20~30대의 젊은 직장인들이 실리콘밸리의 자유로움을 꿈꾸며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민 등 주요 플랫폼사를 일컫는 말)’로 대변되는 플랫폼사로 옮겨가기 시작했다.하지만 옮겨 보니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는 소식이 많이 들려온다. 이세이미야케 터틀넥 스웨터에 뉴발란스 993 운동화를 신는다고 모두 스티브 잡스가 될 수 없듯이, 판교에 간다고 그 문화에 완전히 동화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연공서열과 위계질서가 있는 오래된 회사에서 그럭저럭 선배들의 눈치를 봐가며 생활했던 직장인들에게 ‘젊은 상사’의 보이지 않는 압박과 차별은 오히려 견뎌내기 힘들었다고 호소한다. 그리고 덧붙인다. “여긴 체계가 없어요”밖에서 바라보면 국내 ICT 분야를 대표하며 ‘대학생 선호기업’ 상위권에 위치하는 기업들도 이러한 평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일반적인 대기업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개발자만 우대’하는 판교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는 경우도 종종 목격된다.◆그래도 모험은 계속된다재택근무와 비대면 면접은 회사를 옮기기에 상대적으로 좋은 기회를 제공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말쑥하게 차려입고 남몰래 옮겨 갈 회사의 면접을 볼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뜻이 있다면, 재택근무 중 잠시 짬을 내 면접을 보면 되었다.물론 결과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기업 경영지원실에 근무하는 한 친구는 “다국적기업이나 세계적으로 손에 꼽히는 기업으로 옮겨 간 선후배들도 많은데, 밖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완벽한 삶은 아니라고 하더라”고 말한다.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에 어렵게 입사했다가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창업의 길을 가거나 국내 대기업으로 회귀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글로벌기업 입사를 위해 화상 면접만 12번을 봤다는 동료도 또 다른 길을 찾아 나섰다는 소식을 전해왔다.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 현재 처우가 불만이거나 함께 일하는 동료와 갈등이 있어서만은 아니다. ‘요즘 직장인들’에게는‘모험’ 자체를 즐길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과정이 서툴거나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는 문화가 사회에 자리 잡은 까닭이다.오늘날의 젊은 직장인들에게는 아득히 먼 옛날. 2008년 전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 이직 시장에는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 MBA를 마친 후 금의환향한 인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BCG같은 대형컨설팅회사로 가지 못하더라도 대기업 기획담당 임원으로 쉽게 자리를 잡았다. 마치 벨에포크 시대의 평화를 보는 듯했다. 위기가 시작되기 전까지는.그렇게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 옮긴 직장에서 그들이 행복했는지 아닌지 우리는 결말은 알지 못한다.세월이 훌쩍 지난 국내 이직시장은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 결말은 여전히 알 수 없다. 그저 옆에 앉은 동료에게 말을 건넬 뿐이다. “아저씨, 우리 살아가도록 해요. 길고 긴 낮과 긴긴밤의 연속을 살아가는 거예요”
기자·PD·아나운서…컨텐츠를 생산하는 언론인이 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과거 사법고시 등에 빗대어 '언론고시'라는 말까지 나왔다. 언론인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언론사 입사는 고시에 비견될 만큼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입사를 위해선 시사상식과 외국어 능력 이외에 비판적 시각,글쓰기 능력,카메라테스트 등 일반기업에 비해 검증과정이 까다롭다.과거보다는 수적으로 언론사가 늘어나 진입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용이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언론사 입사는 쉽지 않다.각 대학은 언론사 입사를 위한 고시반 형태의 언론준비반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공중파 3사나 종편 등 세칭 메이저 언론사로 불리는 곳은 장기간의 인턴 기간을 거쳐야 하는 등 아직도 진입장벽이 꽤 높다.◆채용 시기 및 인원기자직과 PD,아나운서가 주요 채용 부문이지만 관리직, 영업직, 기술직도 보통 같이 공채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코비드19로 인해 언론사의 채용이 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부터는 대거 공개 채용을 늘리는 언론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언론사는 대부분 정기적인 공채를 실시하여 입사 후 공채 기수별로 사내의 위계가 구분되는 곳이 대부분이다.주로 4~5월에는 여름 인턴십을 10~11월에는 신입 공채를 실시하는 곳이 많다. 다만 모집인원이 기자직의 경우 10명을 넘어가는 곳이 많지 않아 경쟁률은 여전히 치열한 편이라 여전히 좁은문이라 할 수 있다.◆채용 프로세스방송사의 채용절차는 대부분 1차 서류전형, 2차 필기시험(종합교양, 논술,작문) 3차 면접(실무능력평가,인적성검사,실무역량평가), 4차 최종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일부는 3차 역량평가,실무능력평가를 4차 평가로 올리고 5차로 최종면접을 진행하는 곳도 있다. 2차시험의 경우 KBS는 방송학개론, SBS는 SJT라는 상황 판단검사가 추가된다. 종편도 자체개발한 TEST등을 도입하여 자체 개발한 테스트가 포함되어 있다. 3차시험은 실무능력을 주된 평가 요소로 삼고 있으며 음성 및 카메라 테스트가 추가되어 있는곳이 많다.신문사도 1차 서류전형, 2차 필기시험(교양.논술,작문) 3차 실무 및 현장능력 평가, 4차 최종면접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중앙일보의 경우 근래 2차에서 TOCT (사고력 인증시험)에서 JTT라는 인적성 검사로 바꾸어서 시행하고 있다.다만 신문사가 모기업인 종편 4사는 대부분 방송,신문 채용을 통합하고 있어서 양쪽을 아우르는 통합형 멀티플레이어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로 신문사와 종편과의 교차근무가 이루어지는 곳도 많아서 신문사를 지원하더라도 방송환경을 이해하고 최소한의 실무능력을 갖출 수 있는 지원자가 좀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채용 연계형 인터십최근들어 일부 언론사에서 이른바 채용과 연계된 인턴쉽제도를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특히 A언론사는 기존의 일반적인 채용 4단계는 물론 인터십을 최장 8주까지 운영하면서 기나긴 채용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물론 인턴기간 내 타 언론사 채용에 응시할 수 없는 기회손실까지 추가되는 상황이다.B사도 지난해부터 전형과정에 인터십 4주를 추가하면서 지원자 입장에서는 역시 바늘구멍의 관문에 장기간의 시간과 노력까지 녹여내야 하는 고충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다.언론사 입장에서 인턴십이라는 직무 체험시간을 부여하여 역량을 다각도로 검증하는 것은 지원자나 회사를 위해서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본인의 적성을 검증하는 측면에서도 바람직 할 수 있다하지만 4~8주간의 인터십을 통한 최종 전환율이 50% 이하인 경우가 많아 지원자 입장에서는 가혹할 수도 있다는 비판이 따르기도 한다, 이런 점은 언론사 지원 시 체크 해봐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게다가 이런 채용연계형 인터십과 현장 평가강화는 기존의 필기시험 위주의 채용방식에 한계를 느낀 메이저 언론사를 중심으로 점점 더 확대되고 있는 추이를 보이고 있어 유념하여 준비하여야 한다.◆승진 및 보수메이저 언론사의 초봉은 일반 대기업 수준이거나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입사 후 수습기자로 3~6개월간 복무하면서 급여의 70~80%만 수령하고 언론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최소 10~15년이 지나야 평기자에서 차장대우로 승진할 수 있다.초봉 경쟁력은 기업에 비해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으나 장기간 근무에 따른 급여 인상폭은 기업에 비해 높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아울러 입사 이후 1년 이내 퇴직률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어서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이 비교적 큰 분야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언론사에 대한 환상보다는 냉정한 현실을 느끼고 본인 스스로를 검증하고 냉정하게 돌아본 후 언론인이 되기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메이저만 고집하지 말자언론사의 특징은 특히 언론사 간 이직이 활발하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메이저 언론사에 입사해서 공채 기수 동기들과 경쟁하면서 올라가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언론사에서는 경력직을 자주 채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입사가 용이한 마이너 언론사에 입사하여 경력을 쌓고 실력을 키우는 방법도 합리적이다.온라인 언론이나 신문사 간의 경력 입사도 자주 있지만 온라인,신문에서 방송으로 이직 하는 경우도 꽤 있으며 드물지만 방송에서 신문사로 전직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즉 언론사라는 전체 바운더리안에서 일하게 된다면 다른 언론사로 이직 기회는 자주 있기 때문에 언론인을 희망하는 지원자는 포기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대비하는 자세도 중요하다.아울러 기업의 홍보실에서도 내부 홍보실 인력을 키우는 것과 별도로 과거보다 잦은 빈도로 언론인 출신들을 선호하여 간부,임원으로 자주 영입하고 있어서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생각해 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언론고시 관련 정보는 다음의 ‘아랑’ 까페가 도움이 된다.김태성 중앙대 다빈치인재개발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