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국방위원장 "불안정의 시기 도래…GDP 대비 3%로 인상해야"
불안해진 유럽 안보에…영국서 "국방예산 증액해야" 주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유럽 안보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영국에서 국방비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토비아스 엘우드 영국 하원 국방위원장은 "정부가 정신을 차리고 국방에 더 많은 예산을 써야 한다"며 국방비 증액을 주장했다.

엘우드 위원장은 "유럽 안보가 얼마나 악화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데 국방부의 메모도 필요하지 않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부를 강화하는 데 영국이 의미 있는 역할을 하려면 탱크와 전투차량, 함정과 비행기뿐만 아니라 병력을 줄이려는 시도를 되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및 테리사 메이 총리 시절 외무 및 국방장관을 지낸 그는 "현재의 평시 국방 예산으로는 영국이 국익을 지키는 것을 넘어 과거처럼 국제무대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불안정의 시기가 왔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토 국가들은 GDP 대비 국방예산 비중을 3%로 올리고 있다.

우리도 그래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수당 소속 엘우드 위원장의 이런 언급은 최근 벤 월러스 국방장관이 국방 예산의 실질적인 감축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을 계기로 나왔다.

최근 유출된 서한에 따르면 월러스 장관은 리시 수낙 재무장관에게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비용을 고려하면 2025년까지 나토에 대한 지출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토는 영국이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국방비로 쓰도록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엘우드 위원장은 월러스 장관의 지적을 근거로 정부가 이보다 많은 GDP의 3%를 국방비로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도 최근 나토의 (방위비 지출) 목표가 "천장이 아닌 바닥"으로 간주돼야 한다고 밝혔다.

트러스 장관은 지난해 나토의 방위비 지출 목표를 달성한 곳이 회원국 30개국 중 8개국에 불과한 상황에서 나토에 대해 "저투자 세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