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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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이 "결혼 2년 만에 이혼했는데 이후 재혼한 전 남편이 또 이혼했다는 말을 들었다"라고 근황을 전해 화제다.

A 씨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신혼을 즐기고 있었는데 남편이 '내가 장남이니까 부모를 모셔야 한다'면서 합가를 요구했다"면서 "합가를 원치 않는 저와 갈등이 심해졌고 시어머니는 '아들은 내 남자'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계셔서 어쩔 수 없이 결국 합의 이혼했는데 얼마 안 가 남편이 재혼했다는 소식을 들어 배신감이 들었다"고 운을 뗐다.

A 씨는 "동서에게 연락이 왔는데 전남편이 다시 이혼했다고 했다"면서 "사유는 이번에도 제가 이혼할 때와 같은 합가 요구라고 하더라. 별말은 않고 전화를 끊었지만 고소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부모와의 합가 문제로 고부갈등이 심해지는 사유는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법알못(법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 자문단 이인철 변호사는 "'지구가 멸망해도 고부갈등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말도 있듯이 아직도 고부갈등은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날 남편이 갑자기 시부모님과 합가하자는 것은 아내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운 일이다"라면서 "외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인데 유독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문제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변호사는 "고부갈등에서 남편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남편은 어머니 편만 들지 말고 우선 아내의 입장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남편이 계속해서 어머니 편만 들고 아내를 구박한다면 혼인 생활을 계속 어려워질 수 있고 아내가 이혼까지 생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아들이 아내 편만 들어서 설령 어머니와 관계가 소원해진다고 모자 관계는 절대로 단절되지 않고 언제든지 다시 화해할 수 있지만 부부관계는 소원해지고 멀어지면 영원히 단절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실제 판례에서도 시어머니의 부당한 대우로 인하여 혼인이 파탄된 경우 이혼을 인정한 판례도 있고 고부갈등이 심한데도 불구하고 남편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고 방치한 경우 남편에게 책임을 물은 판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편 입장에서는 아내가 자신의 부모님에게 효도하지 않는다고 서운해하고 원망할 수 있지만 요즘 효도는 ‘셀프 효도’가 대세라고 한다"라면서 "아내에게 효도를 강요하지 말고 자신의 솔선수범해서 아내 부모님에게 먼저 잘하면 아내도 자연스럽게 시부모에게 잘하지 않을까"라고 부연했다.

이 변호사는 "고부갈등에서는 남편이 큰 결심을 해야 한다. 결혼했으면 부모에게서 독립해야 할 것이고 아내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면서 "결혼하면 분가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로 합가를 해야 할 경우 아내를 설득하고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부모가 아들 며느리에게 간섭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동안 부모님이 자녀 교육이나 경제적으로 특히 결혼 비용을 지나치게 지원해주어서 일종의 지분권 행사개념으로 간섭이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는 경우다"라면서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부당한 요구에 단호히, 그러나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 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도움말 = 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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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