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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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 세 명 중 약 한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경험이 있는 가운데 '롱 코비드(코로나 후유증)'와의 싸움이 진행되고 있다. 격리 해제 이후에도 미각 소실, 두통, 잔기침, 피로감, 기억력 저하 등을 호소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박희열 명지병원 코로나 후유증 클리닉 교수는 지난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앞으로 코로나 확진자의 10% 정도에서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박 교수는 "1500만명 정도 확진됐으니 앞으로 100만명 정도는 코로나 후유증을 앓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BBC 보도에 따르면 최근 영국 통계청은 영국에서 롱코비드(코로나 장기 후유증)를 겪는 이들이 약 150만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들 중 1년 이상 롱코비드가 지속되는 이들도 68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도 미국 성인 가운데 약 7%가 코로나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롱코비드란 확진 후 원인 미상의 증세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의미한다. 3개월이면 우리 몸에 바이러스가 다 소실된다. 즉 바이러스의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몸의 변화로 인해서 이차적으로 생기는 증상들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공개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2만1615명 중 19.1%(4139명)가 1개 이상의 후유증으로 완치 후 병원을 찾았다. 그들은 양성 판정 이후 3개월·6개월의 추적 기간 지난 3년간 의무기록에 없었던 증상이 새롭게 발생한 경우다.

국립보건연구원이 국내 의료기관과 협력해 실시했던 선행 조사를 보면 확진자의 20~79%가 피로감, 호흡곤란, 건망증, 수면장애, 기분장애 등을 호소하고 있다.

완치 1년 뒤까지 증상을 겪기도 한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코로나19 완치자 47명을 관찰·조사했는데, 완치 1년 뒤 한 번이라도 후유증을 경험한 사람은 87%로 나타났다. 증상은 피로감(57.4%·중복 응답), 운동 시 호흡곤란(40.4%), 탈모(38.3%), 가래(21.3%) 등이었다.

박 교수는 "후유증을 길게는 8개월가량 겪을 수도 있고 무증상인 사람도 몇 달 뒤에 이상하게 피로감, 두통이 있다는 보고들이 꽤 있다"며 "감염 당시 염증 반응이 심한 분들은 조직 손상이 일어나게 되고 조직 손상이 심한 분들은 더 (후유증이 더 심하다)"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