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전경. / 사진=연합뉴스
청와대 전경.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용산 지역 주민들이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를 반대하는 글이 조직적으로 올라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커뮤니티 운영진은 지난 20일 '가입이 폭주 중입니다'라는 제목의 공지문을 올렸다. 운영진은 "가입하자마자 활동 없이 집무실 이전 등 정치성 게시글 및 댓글 작성자 무기한 활동 정지한다"고 알렸다. 친목 및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커뮤니티에서 용산 거주 여부도 확실치 않은 신규 가입자들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 관련 글을 쏟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커뮤니티 한 회원은 '근데 정말 신기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조직적인 여론 조작이 있었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정치 글을 쓰자는 건 아닌데, 진짜로 댓글 중에서 '청화대'라고 쓰신 분들 눌러 보면 다 가입이 3월 이후고 쓰신 글들이 가입 인사밖에 없다"며 "이렇게 일시에 청화대라고 쓰시는 분들이 한꺼번에 가입해서 집무실 이전을 반대하실 확률이란…"이라고 했다.

이 글에 댓글을 단 또 다른 회원 역시 "가입 조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욕하기 항목을 넣고 싶은 심정"이라며 중국 조직의 댓글 조작을 의심했다. 다만 해당 커뮤니티에서 집무실 이전 반대 글을 올린 회원들이 실제로 중국 국적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았다.
사진=네이버 카페 캡처
사진=네이버 카페 캡처
앞서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에 마련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오는 5월 10일 대통령 취임식 직후 즉시 용산 청사로 입주해 근무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당선인은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며 "어려운 일이지만 국가 미래를 위한 결단"이라고 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은 집무실 이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 집무실을 옮겨 5월 10일 들어가겠다고 그러는데 이게 될 일이 아니다"라며 "안 되는 걸 강제로 하려고 그러니까 '졸속이다', '폭력적이다', '불통이다' 온갖 얘기들이 다 나온다. 제가 볼 때는 제일 문제는 물리적으로 안 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친여 방송인 김어준 씨도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어떤 국민이 청와대를 돌려 달라고 했나. 집무실 근처에 집무실이 생기면 국민과 소통이 되는지, 며칠 만에 국방부 방 빼라는 건 부처 위에 군림하는 것 아니냐"며 "한 줄도 이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