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를 흉기로 찌른 뒤 아파트 19층에서 밀어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사진=뉴스1
여자친구를 흉기로 찌른 뒤 아파트 19층에서 밀어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사진=뉴스1
여자친구를 수차례 흉기로 찌른 뒤 아파트 19층에서 밀어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2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32)의 첫 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정신질환으로 2004년 8월부터 사건 당시까지 지속해서 치료를 받아왔고,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양형 감형을 호소했다.

또 "이 사건 전날부터 약 40시간 동안 잠을 자지 못해 상태가 악화한 것 같다. 입원치료는 받지 않았지만 장기간 통원치료를 지속했다"면서 "정신감정을 신청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공소 사실에 대해서는 "혐의를 인정한다"면서도 "피고인이 자수해 법률상 감경 사유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이 신청한 A씨에 대한 정신감정 여부와 증거채택 여부를 다음 기일에 결정하기로 했고, A씨의 다음 공판은 3월10일 열린다.

A씨는 지난해 11월17일 오후 8시30분께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비상계단에서 연인 사이였던 B씨(당시 26·여)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른 뒤, 19층 자택으로 끌고가 베란다 밖으로 떨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범행 직후 112에 신고해 본인도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을 암시했지만 즉각 출동한 경찰에 제지당한 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그는 몇 달간 동거해온 B씨가 이별을 요구하자 홧김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사건을 송치받아 수사하던 검찰은 A씨의 범행 수법과 경위, 전력 등에 마약류 투약이 의심되는 정황이 있어 검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그의 모발에서 마약류가 검출돼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청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