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16억 갚으니 10억 더 요구하더라"…경찰에 고소장
폭행 상황 CCTV에 담겨…임석 전 회장, 혐의 부인하면서 "멱살 잡은 건 기억"

2012년 파장을 일으킨 '저축은행 사태'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임석(60) 전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이 출소 후 채무자에게 고리를 요구하며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임 전 회장은 저축은행 사태 수사와 재판으로 징역 5년 형을 받는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를 했다고 진술,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기소되도록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저축은행 사태로 재판에 넘겨졌던 이 전 의원은 유죄가, 박 의원은 무죄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25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최근 A씨가 임 전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공갈미수, 상해, 이자제한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임 전 회장은 지난달 28일 솔로몬저축은행 근무 당시 함께 일했던 인연이 있는 A씨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의 부동산개발 시행사 사무실로 찾아가 A씨의 목과 배 등을 수차례 때려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2019년 10월부터 2021년 4월까지 5차례에 걸쳐 A씨에게 총 72억원을 빌려준 뒤, 법정 최고이율인 연 20%를 초과한 연 36%의 이율로 총 30억3천만원의 이자를 뜯어낸 혐의도 받는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임 전 회장은 앞서 A씨에게 상환기한을 명시하지 않고 72억원을 빌려줬는데, 지난해 9월 갑자기 "투자할 곳이 있다"며 이 중 16억원을 2주 이내로 갚으라고 요구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A씨가 이보다 두달 뒤인 11월에 상환을 마치자 임 전 회장은 "투자 시기를 놓쳤다"며 위로금 명목으로 10억원을 더 요구했고, 이를 거절당하자 여러 차례 문자를 보낸 뒤 사무실로 찾아와 폭행했다는 것이다.

특히 임 전 회장이 이자제한법 적용을 피하려고 금전소비대차계약(차용증)이 아닌 '투자약정서' 형식의 문서에 서명하도록 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연합뉴스에 "임 전 회장이 다시 금융업을 할 생각이라면서 자신이 운영할 자산운용사의 대표이사를 시켜주겠다고 하고, 주변에 국회의원들을 많이 알고 있다고 해 돈을 빌렸다"며 "그때 생각을 잘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A씨는 법정금리를 뛰어넘는 이자에 대해 상환 의무를 무효로 해달라는 취지의 채무 부존재 확인청구 소송도 이달 초 법원에 제기했다.

반면 임 전 회장은 피소 사실에 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A씨가 우리 회사와 거래가 있는데, 전화나 문자를 받지 않고 피해 다니길래 직접 찾아가 멱살을 한번 잡았을 뿐"이라며 "폭행한 적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임 전 회장은 이자제한법을 위반한 이율로 돈을 빌려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빌려준 것이 아니고 투자계약서를 쓰고 투자한 것"이라며 "지인과 법인 차원에서 일부 돈거래가 있었던 것 같은데 나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사건을 접수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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