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 코로나19 외래진료센터·응급의료센터 등 공개
코로나19 재택치료…"외래센터서 의사 만나고 먹는치료제 처방"
"코로나19 재택치료 중 불안해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의사를 보면 좀 나아지시죠."
13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김석연 서울의료원 의무부원장이 의료원 외부에 마련된 상아색 컨테이너 앞으로 기자단을 안내했다.

가로 9m, 세로 3m 정도로 돼 보이는 평범한 컨테이너는 코로나19 재택치료자가 의료진을 직접 만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외래진료센터다.

센터 뒤로는 엑스레이 장비가 있는 검사실인 회색 컨테이너 2개가 마련돼 있다.

김 부원장은 "원래 코로나19 선별검사소로 썼는데 외래진료센터로 바꿨다"라며 "접수, 검사, 진료, 처방까지 다 된다"고 설명했다.

센터 안으로 들어가자 두세 걸음 차이를 두고 '접수', '간호', '진료' 창구가 차례로 보였다.

환자는 투명 플라스틱을 사이에 두고 창구 안에 앉은 의료진과 마주 볼 수 있다.

환자가 이동하는 통로에는 음압이 걸려있어 의료진 쪽으로 공기가 가지 않아 감염 우려가 없다는 게 의료원측의 설명이다.

이에 환자는 마스크만 착용하고 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

센터는 30분에 1명씩 환자를 볼 수 있게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의료진은 재택치료자의 경우 비교적 젊은 층이 많고 기저질환자가 적어 실제 센터를 찾는 사람은 많지 않아 예약이 다 차는 경우는 없었다고 전했다.

14일부터는 이곳에서 코로나19 경구용(먹는) 치료제를 받을 수도 있다.

화이자사(社)의 먹는치료제 '팍스로비드'가 이날 오후 처음 국내에 도입됨에 따라 14일부터 코로나19 재택치료자 등은 처방을 받아 복용할 수 있다.

다만 초도물량이 2만1천명분으로 한정된 만큼 당국은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 중등증(경증과 중증 사이) 환자이면서 65세 이상 또는 면역저하자 중 재택치료를 받거나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사람에게 우선 투약한다는 방침이다.

송은철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장은 먹는치료제 처방이 시작되면 수요가 급증해 배송에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니냐는 한 매체의 질의에는 "65세 이상 재택치료자 비율이 적어서 지방자치단체 배송 여력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자체에서 책임지고 댁까지 (약을) 가져다드리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 내 코로나19 외래진료센터는 6곳이 있는데 서울시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 재택치료자가 증가하는 상황에 대비해 센터를 10여 곳으로 더 늘린다는 방침이다.

김 부원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 재택치료자가 더 많아질 테니, 많은 의료기관이 (센터 운영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의료원은 이날 코로나19 재택치료자가 수술, 출산 등 급박한 상황에 찾을 수 있는 응급의료센터도 공개했다.

김 부원장은 "앞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고 준비를 해 왔다.

응급센터 자체를 감염병-비(非)감염병 환자 동선에 맞춰 투트랙으로 만들었다"면서 "이에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1월 30일부터 응급의료센터를 코로나19 전담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만 명이 재택치료를 하면 3%가 응급질환이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환자 수가) 하루에 10명 정도였다"며 "재택치료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이 많고 기저질환자가 적어서가 아닐까"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졌던 시기에는 센터에 마련된 음압병상 2개, 중증병상 10개 등 12개 병상이 모두 사용됐던 적도 있었다는 게 의료원의 설명이다.

함은미 서울의료원 응급의학과장은 "주로 호흡곤란 악화, 흉통, 기침 심화 등으로 센터를 찾는다"며 "폐렴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이 경우 격리병동에 입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함 과장은 이어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진) 산모분이 구급차 내에서 출산했고 센터로 와서 산후 처치를 했다"며 "열상(찢어진 상처), 급성 복통 등으로 수술과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서울의료원 본원에 마련된 재택치료관리 상황실에서는 간호사 4명과 의사 1명이 전화로 담당 환자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상황실 인력은 간호사 15명과 의사 13명인데, 3교대로 하루 24시간 쉬는 시간 없이 운영된다.

의료진은 코로나19 재택치료자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격리해제 시기, 격리생활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려준다.

현재는 확진자가 다소 줄어 어느 정도 대응 여력이 생긴 상황이지만, 작년 확진자가 급증했던 시기에는 의료진 1명이 재택치료자 100명을 관리한 적도 있었다.

의료진 1명이 확진자에게 적어도 하루에 전화를 2번 해야 하는데, 하루에 전화만 200번 이상 해야 했던 셈이다.

송관영 서울의료원장은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아무도 예측을 못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지속가능한 의료체계를 만들기 위해 정부와 서울시와 계속 논의해가겠다"며 "아무리 힘들어도 코로나19와 끝까지 싸워 이겨보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